코끼리의 인사

모닝페이지는 나만의 하이파이브다

by 편J


코끼리 사회는 혈연을 중심으로 2마리에서 20마리가 그룹을 지어 살아간다고 한다.

먹이가 부족한 건기에는 일시적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만난다고 하는데 그때 코끼리들의 특별난 인사 의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열광적인 소리를 내며 흥분으로 귀를 펄럭인다는 것이다.

또 수컷 코끼리가 위계 서열이 높은 수컷을 맞이할 때는 자기 코끝을 그의 입에 넣는다는데 이것은 복종의 표시라고 한다.

그리고는 서로의 등에 코를 올리거나 함께 귀를 펄럭이며 '코끼리식 하이파이브'를 한다는 것이다.


[애니멀 커넥션]에서 저자인 애슐리 워드는 코끼리 외에도 동물들의 특별한 인사법을 알려주었다.

바닷가재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로 서로의 얼굴에 소변을 본다고 한다.

엉덩이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이 개들의 인사라는 것도 이제야 알았다.

시클리드라는 물고기는 파트너가 보금자리로 돌아오면 웅웅 거리는 소리를 낸다고 한다.

흰목꼬리감기원숭이의 인사는 친구들의 코를 찌르는 거라고 한다.


특별한 인사, 내게는 있는가? 그렇다면 매일 아침 제일 먼저 만나는 자기 자신에게는 어떤 인사를 하는가?

생각해 본다

매일 아침 6시에 깨어난다. 거울을 본다. 양치질을 하고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신다. 그리고 노트를 펼친다. 모닝페이지를 쓰는 것이다

이것이 나만의 아침인사다


매일 아침 자신과 나누는 인사는 살아가고 있음, 또 사람들 속에서 살고 있다는 공존의 비밀을 가볍게 열어주는 것 같다

알고 보면 나의 모닝페이지는 모두 사람들 얘기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나 혼자가 아님을, 내가 있고 또 관계가 있음을 알려준다


모닝페이지에 인사하는 것이다

코끼리가 귀를 펄럭이는 것처럼 새날에 다가가는 감각이다

컵 속에 담긴 물의 투명함, 반만 열어둔 어제의 공기, 매미가 간절히 부르는 여름 소리, 아침 냄새다


... 인사는 종이와 펜으로 나아간다

재회, 다시 만나는 자신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악수를 청한다

오랜 건기에 먹이와 물을 찾으러 떠났던 코끼리의 여정처럼 흙먼지를 일으킬 때도 있고 고된 상황을 견디느라 하소연이 앞서기도 한다.

배경이 먼저 쏟아지면 상상은 지면 밖으로 영토를 확장한다.

기억은 온갖 해석을 부풀려 자신감을 충전해주기도 한다.

갑자기 떠오른 단어에서 고이는 침은 이야기 레시피를 불러오기도 한다


거대한 덩치를 가진 코끼리의 인사나 바닷속 또 숲에서 나누는 생명의 인사들이 있다는 생생한 이야기.

그처럼 만남이 가까이 있다는 신호다

그래서 모닝페이지는 존재와 나누는 안녕 의식이다

넓은 귀로, 또 긴 코로 나누는 코끼리의 인사처럼 나만의 하이파이브다



** 모닝페너자이저와 함께 모닝페이지 하기

1. 준비물 - 노트와 펜

2. '아무리 사소하거나 어리석거나 이상해 보이더라도 죄다 적을 수 있다.' - 아티스트웨이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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