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윌리엄 메러디스는 '그 사람은 아무 일에도 관심이 없다'라는 말이 가장 큰 욕이라고 했대요
'창조적인 삶이란 끝없는 관심의 연속'이라는 것.
'관심이란 우주와 나를 연결하고 살아남는 방식'이라는 것.
이렇게 생각하면 관심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시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살아있다는 인식은 관심에서 생겨나고 관심은 매 순간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이 낯설어서 순간 멈칫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나 봐요
아니 솔직히 이건 비겁한 변명이고 무엇에도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서 실감할 수 없었던 거지요
오늘 아침에는 놀랍게도 어떤 소리가 시작하는 순간을 들을 수 있었어요
'감각한다'라는 그 파동을 제대로 감각했던 거예요
전에는 소리가 나고 잠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내가 듣고 있구나'하고 느꼈었거든요
언제나 나와 내 감각 사이에 뿌옇고 흐리고 멍한 공간이 있는 것 같았죠
그런데 무슨 일인지 이런 변화를 느낀 거예요
아마 '관심'이라는 말에 답이 있는 것 같아요
'관심은 통하려는 작용'이라고 하니까요
소리의 방향으로 귀를 움직이고 마음이 통하게 열어둔 탓일 겁니다
'고 화력' 글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버튼을 눌렀습니다
"고 화력!"
밥솥이 말했어요
명랑하고 선명하게.
동시에 내가 선택한 행동이 온도를 불러왔습니다
감각이 인식과 동시에 변화를 시작한 거예요
우리는 이미 알고 있죠
'고 화력'이 재료를 익히고 맛있는 결과를 만들어 준다는 걸요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 그 진실은 관심에서 시작한다는 것.
별로 어렵지 않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니까요
고! 화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