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의 테크놀로지, 혼잣말 쌈
어떤 대사가 당신을 사로잡았나요?
앵거스 플레처의 책,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에서는 독백을 '캐릭터의 내적 갈등을 극화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독백을 통해 연극이나 소설 속 등장인물들과 내적 갈등을 공유하게 되죠
관객은 연극을 보는 동안,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스스로 자신의 뇌를 열고 작품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작품 속 인물의 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인식한다고 거죠
그것은 사랑의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바로 동일시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앵거스 플레처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우리 뇌가 그들과 동일시하면 그들을 사랑하기가 더 쉬워질 테니까....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면서 우리 자신을 진정으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더 큰 인간 영혼과 연결된다.'
쌈은 어떤 제약도 조건도 없는 음식입니다
객관적인 거리가 확보된 청정지역이니까요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골라서 담고 입 속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 자체가 이미 동일시이고 각자의 사랑 방식일 겁니다
고기, 채소, 쌈장... 을 넣고 한 쌈 잘 싸서 먹는 일은 그 어떤 등장인물과도 결합하고 연결되는 역동적 과정일 거예요
먼저 쌀 것을 손바닥에 펼친 다음 혼잣말을 듬뿍 올려봐요
셰익스피어 햄릿의 대사도 하퍼 리의 소설, 앵무새 죽이기 속 스콧의 독백들도 좋겠죠
무엇이든 막힘없이 열린 쌈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동일시와 함께 한다면 신나게 먹는 동안 불가능한 사랑은 없을 거예요
어떤 대사가 당신을 사로잡았나요?
'무엇을 그릴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리기 시작해야 한다.'
저는 파블로 피카소의 말을 골랐습니다
이제 가볍게, 그리고 마음껏 혼잣말 쌈을 즐기는 일만 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