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에서 올레길을 걷다.
2월초의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부스키 올레길엔 유채꽃이 활짝 피었다.
제주도 돌담길이 늘어 선 것도 아닌데 제주 같은 느낌이 드는건 올레길 표식 때문일까.
마음 편하게 이부스키 올레길을 걷고 있자니 문득 문득 기분이 벅찼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에 와서 이렇게 마음 편한 트레킹이라니.
그것만으로도 좋더라.
내가 걷는 날엔 평일이라 그런지 나 말고는 올레를 걷는 사람이 없었는데,
할아버지가 내 앞에 나타났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대답해 주실 것 같지만 아니지
인사는 참았다.
그래도 여기는 이부스키 잖아.
가이몬산.
쟤도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산이다.
일본인들은 교토가 일본을 대표하는 지역이라고 하면, 다른지방에 교토와 비슷한 거리를 두고 "어디이 작은 교토"이렇게 이름 붙이기를 좋아한다.
가이몬은 후지산과 닮았다고 하여 "사츠마 후지"라고 부른다.
이부스키 올레 내내 가이몬을 볼 수 있다.
그 풍경이 그렇게 좋다.
이부스키가 그리운 어느 겨울.
다시. 여행하고 싶은 어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