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그렇다
너는 맞고 나는 틀렸다
참을 수 없는 치욕이
발가벗은 부끄러움이
피부 사이사이로 파고든다
떠나지도 못하고
햇살이 따사로워도 날아가지 못한 응달의 빗물처럼
고인채로 점점 더 탁해지는 마음의 몸뚱이
9층 우리집 베란다 창문 앞에 서서
왜 뛰어내리지 않는가를 생각하는
이지러진 몸의 마음
바람이 불어도 숨쉬지 못하고
어둠이 내려도 잠들지 못하는
다들 맞는데 나만 틀린
아무래도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어제처럼
차갑게 뒤틀려 억지로 꿈틀거리는 몸의 마음
부서져 버리지도 못하는
마음의 몸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