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혼잣말
실행
신고
라이킷
10
댓글
2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마음의 잠
Nov 25. 2019
보내줄 줄도 알아야지
요즘 들어 피부가 조금 좋아진 것 같았다.
거울 속에 나의 피부가 웬일인지 예전보다 덜 거칠었고 덜 울퉁불퉁했다.
화장 같은 건 잘
할 줄도 몰라서
기미를 가리기 위한 쿠션을 조금 바르는 것이 전부인 나에게
좋아진 피부는 굉장히 고마운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되었다.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볼 때는 안경을 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원래도 원시인데 최근 약을 먹으면서 눈이 더 급격하게 나빠졌다.
조그만 글씨는 읽기가 너무 힘들어져서 안과에 가서 노안을 교정하는 안경을 맞췄다.
안경을 쓰지 않으면 가까운 거리의 것들은 모두 뿌옇게 보인다.
웬일로 피부가 좋아진 것이 아니라
거울을 볼 때마다 노안으로 뽀샵한 얼굴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가 들면 노안이 된다.
그래서 나의 늙음을 조금 덜 눈치챈다.
세월이 가득한 얼굴을 조금 덜 자세히 본다.
그러라고 노안이 되나 보다.
조금 떨어져서 보라고, 조금은 더 무뎌지라고,
나도 모르게 흘러가는 것들은 모른 척 보내줄 줄도 알라고.
2018년 그림
keyword
깨달음
일상
공감에세이
마음의 잠
매일 방 안에서 훔쳐 봅니다. 본 것들을 오래 생각합니다. 생각한 것을 그리고 씁니다.
구독자
448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조용한
시간은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