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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실컨설턴트 May 08. 2019

사표 던지기 전에 열어보아라(1)

사직서 투척 직전에 보아야할 세 가지 비기 - 첫번째 봉투 봉인

"이 보자기는 목숨이 위로운 상황이 아니면 절대 열어보지 말아라"

  

목숨을 건 모험을 떠나는 제자에게 스승이 마지막으로 던지는 흔한 한 마디입니다. 때로는 봉투가 하나가 아니지요. 

최고의 고수가 주는 봉투에 숨겨진 비기(秘技)는 아니지만, 저에게도 회사 때려치고 싶을 때 혼자 중얼거리는 주문이 3개 있습니다. 

  


[첫번째 봉투 봉인해제]

사는 게 재미없는 것은 영원히 살 것이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하게 되는 착각입니다. 이걸 약간 확장해보죠.


"사는 게 재미없는 것은 영원히 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고, 

  회사가 재미없는 것은 영원히 다닐 것이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 비기의 단점은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꺼내보는 순간은 정신이 번쩍 들지만, 곧 잊어버립니다. 그만큼 죽음과 퇴사를 항상 마음 한 켠에 두고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인생에서 남은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면 어떨까요?


잘 나가던 의사가 40대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분은 병을 진단받은 후에도 긍정적으로 생활했고 병세가 심해져 2014년 병원 문을 닫을 때까지 15년간 진료 및 강의를 지속하셨습니다. 그 기간동안 5권의 책까지 출간하셨답니다. 사지육신 멀쩡하고 건강하기까지 한 저도 어려운 일인데 말이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그때 삶을 즐기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 시절 가졌던 죄책감과 피해의식이 기쁨을 빼앗아가고 삶을 즐길 수 없게 했습니다. 의 피곤한 부분이나 장애물 대신 을 어떻게 즐길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해야 한다'는 말을 줄이고, '하고 싶다'는 말을 늘려야 합니다.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그때 을 즐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가 말한 가장 후회되는 일은 모든 일을 숙제처럼 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여기까지 말하면, 성격 급하신 분은 이렇게 말하십니다.

"그럼, 지금이라도 회사 그만둬야 겠네요."

되묻고 싶습니다. 단순히 회사를 그만둔다고 그 순간부터 바로 삶을 즐기게 될까요. 회사 생활도 내 삶의 일부이고 그것을 잘할 수 있어야 나가서도 잘할 수 있습니다. 연습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실전에서 펄펄 나는 운동선수는 없습니다. 사연 속 의사분도 자신의 일을 그만둬서 행복해진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일을 더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의무감으로 숙제처럼 하던 일을 즐기면서 했을 뿐이지요. 삶을 회사생활로만 바꾸어보면 그의 말 속에 답이 있습니다.


"회사 생활의 피곤한 부분이나 장애물 대신 회사 생활을 어떻게 즐길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해야만 하는 일을 줄이고 하고 싶은 일을 늘려야 합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그때 회사 생활을 즐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회사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방법, 하고 있는 일을 내가 하고 싶은 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발굴하려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어느 피곤한 저녁, 식사 중에 누군가 말했다.
"점호장에 가서 해지는 풍경을 봐."
우리는 빛나는 구름과 청색으로 핏빛으로 끊임없이 변하는,
살아 숨쉬는 하늘을 보았다.
감동으로 침묵이 흐른 뒤 누군가 말했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니!"
- 빅터 프랑크, 유태인 수용소에서 -


홀로코스트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1/28'이었습니다. 동기 중에 임원 승진하는 비율보다 낮아 보입니다. 이렇게 낮은 확률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살아야 할 이유와 삶의 의미를 인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회사 생활도 마찬가지 겠지요. 회사 생활을 해야 할 이유와 의미를 스스로 깨치면 됩니다. 그게 잘 안될 때면 회사 옥상에 올라가 해지는 풍경을 보세요. 인류 역사상 가장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살아남은 빅터 플랑크의 비결이니까요.


회사! 영원히 다닐 것 같지? 아니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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