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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기식 Oct 19. 2023

국제기구에 문을 두드리기까지

한국인의 유엔직원 채용 (2편) 

 “ 어떻게 하면 유엔에 들어갈 수 있죠? ”내가 받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최근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는 ‘국제공무원 (International Public Servant)’을 꿈꾸는 한국인이 부쩍 늘었다. 조기유학과 어학연수가 활성화하면서 어려서부터 국제화·세계화된 인재가 늘어난 것도 한 이유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유엔 등 국제기구의 고위직에 오른 한국인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한국인 유엔 공무원의 이름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는 젊은이가 늘어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 사람과 직장에서 일정기간 근무한 중견 직장인들은 국제기구에서 근무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력서의 제출부터, 면접 그리고 국제기구가 있는 장소로 가족 전체가 이사하고, 정착한 과정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유엔의 직원으로 임용된 경우는 유엔의 공석공고를 통한 진출과 정부 간의 협상으로 통한 고위직 진출 경우와 초급전문가(Junir Professional Officer: JPO), 젊은 전문가 프로그램(Young Professiona Programme: YPP), 그리고 유엔 국별 경쟁시험(Nations Competitive Recruitment Examination: NCRE)을 통해 진출한 경우가 있다. 공식적으로 유엔에 진출하는 방법에는 유엔 국별경쟁채용시험, 초급전문가시험, 젊은 전문가 프로그램, 인턴제도, 유엔의 공석공고를 통한 공개경쟁채용, 외교부의 후보자 등록제 등이 있다. 그러나 유엔 자원봉사단(United Nations Volunteers:UNV)이나 단기 계약직, 컨설턴트 등의 방법으로 유엔에 임시적 직원으로 채용되어 경험을 쌓은 후, 이를 기반으로 유엔의 정식직원으로 채용되는 경우도 있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엔에 채용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일반적으로 유엔 직원은 한국의 기업에 입사한 후 실시되는 신입 혹은 중급 교육과정을 통해 회사에 필요한 직원이 되는 과정과 전혀 다르다. 국제기구에 임용되면 바로 전문적 일을 하여야 한다. 유엔이 요구하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채용되어 출근하는 첫날부터 일을 하는 조직임으로 교육을 받아 일을 하는 조직이 아니다. 따라서 20- 30대가 채용되는 경우는 낮은 직급인 P2는 가능할 것이나, 대부분 40대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채용될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Young Professional Programme (YPP) 프로그램으로 유엔에 채용되는 경우 32세 이하인 경우만 응시할 수 있음으로 30대 초반에도 채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Junior Professional Officer(JPO)의 경우는 해당 국가에서 JPO에 대한 월급, 필요한 경비등을 해당 국가에서 제공함으로 유엔의 정식으로 직원으로 채용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한 근무기간도 2년으로 한정되어 2년 이내에 본인이 유엔 내의 직업을 찾아야 한다.


유엔에 정식 채용되는 경우 대부분 나이가 높게 나타나는 까닭은 유엔의 채용 기준이 그만큼 까다롭기 때문이다. 직무 내용에 따라 자격요건은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석사 이상의 학력과 지원 분야와 관련된 다국적 기업이나 외국 정부기관 근무 경력, 유창한 영어 혹은 부가적으로 프랑스어 실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한국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엔 직원은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유엔에 취직한 경우보다 해당 전문분야에서 상당한 경력을 쌓은 뒤 유엔에 채용된 경우가 많다.


유엔은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 소유자를 우대한다. 이는 유엔 직원들의 평균학력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최종학력은 80% 이상이 석·박사 급이며 학사 학위자는 10% 이하 일 것이며, 국제변호사 혹은 공인 재무분석사(Chartered Financial Analyst : CFA), 공인 회계사 자격증(Certified Public Accountant : CPA)을 가진 지원자도 많다.  


흔히 국제기구 공무원이라고 하면 영어는 무조건 원어민 수준을 떠올린다. 이는 상당 부분 사실이지만 영어를 잘한다는 것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국제기구 자체가 많은 국가 사람들이 근무함으로 원어민 수준의 유창한 영어능력보다 자기가 원하는 말을 정확하게 순발력 있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외국인의 경우는 국제기구에 취업을 하는 것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며, 한국인의 경우는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직장생활도중 외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많은 유리한 이유도 영어를 구사하는 능력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국제기구에서 요구하는 영어 실력은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선다. 완벽함을 넘어 멋진 영어 구사 및 글쓰기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유엔은 정부 간 기구로서 모든 의사결정을 서류로 남겨야 하기 때문에 모든 업무 지시가 말이 아닌 공문과 서류로 이루어진다. 자주 열리는 회의에서 업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서가 아니라 상대방보다 설득력이 언어의 순발력이 떨어져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지 않았을 때 언어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본인의 생각을 영어로 말고자 하는 순간에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럽 혹은 미국 전문가들은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지식을 잘 표현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포괄적인 지식보다는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깊다. 그러나 전문적인 지식을 얼마나 빨리 말로써 제시하고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한국인들이 유엔 직원으로 정착하기 위한 중요한 자산이다. 


유엔에 들어가기 위해 가장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을 묻는 질문에는 전공분야의 전문지식과 뛰어난 외국어 실력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같은 차이는 채용되는 과정에서는 전문지식과 실무경력이 이력서 검증과정에서 중요하게 평가되지만, 인터뷰 과정에선 언어의 순발력이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또한 채용 후 일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이 절감하는 언어의 벽은 채용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다는 것으로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유엔에 채용되는 데, 또 채용 후 유엔에서 자리 잡기 위해 공통으로 요구되는 능력은 역시 담당분야에 깊은 전문지식이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한국사람은 영어를 모국어를 사용하는 나라, 미국, 영국 등의 전문가보다 영어를 사용한 비판적인 사고와 분석 종합력에 있어서 영어 모국어 사용자에 비해 열등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들은 언어를 통한 설득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제기구의 직원으로 채용이 우선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국적이 다른 직원이 모여 일하는 곳인 만큼 유엔은 사회적 통념이나 상식에 의해 처리할 수 있는 일도 매우 자세한 규칙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자연히 행정처리에 관료주의적 폐단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결과 때에 따라서는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적인 일보다 프로그램 및 사업을 관리하는 사업관리하는 업무 처리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유엔의 관료주의적 문화 다음으로 꼽는 어려움은, 유엔 직원은 대부분 계약직을 근무한다. 예를 들어 국제원자력기구(IAEA)인 경우는 순환근무제도(rotation rule)에 의해서 일반적으로 최장 7년의 근무 후 국제원자력기구를 떠나야 한다. 일정기간 근무 후 다시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예전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아니면 다시 직장을 구하여야 하는지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다. 또한 유엔 본부의 경우엔 뉴욕 본사와 세계 각국에 있는 지역사무소를 번갈아 근무하여야 하는 근무지 변경과 또한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점이다. 뉴욕과 지역사무소를 교대적으로 근무함으로 자녀들이 양육하는 경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엔 직원으로 한국인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거의 없다. 세계 다른 어떤 조직보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다양한 국적의 직원이 함께 일하는 조직으로서 한국에서 흔히 일어나는 지역, 학별등의 차별이 가장 적은 조직이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유엔본부에서 근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진짜 유엔활동은 개발도상국의 현장에서, 각국의 담당자와 직접 만나서 협의하고 의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폭탄이 터지는 곳에서 근무하는 국제기구 직원들, 전염병이 도는 긴급 구호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그들은 세계평화 실현을 위해 열정적으로 현장에서 뛰고 있다. 저자 또한 2001년 9월 11일 사건시 이란에서 기술회의를 하던 중 9.11 사태가 발생하여 비엔나로 귀국하지 못하고 이란 테헤란에서 머물었던 적도 있다. 9.11 이후 한동안 유럽에서 중동으로 운행되던 모든 비행기의 운행이 중단됨으로 테헤란에 머문 적도 있다. 테헤란에 머물 동안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국제기구의 직원으로 특혜, 특별한 배려, 생각할 수 없다.   본인의 능력으로 본인이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그러나 내가 있는 곳이 세상의 중심이며 나의 활동을 통해 국제기구가 주장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진다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치를 실현하는 삶일 것이다. 

유엔이나 각종 국제기구에 취업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이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 되느냐 하는 것 같다. 물론 각종 시사상식이나 글로벌 생각을 갖고 전 세계인이 당면한 각종 현안에 관한 지식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고 이러한 지식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 준비를 하여야 한다. 우리가 매일 읽는 신문의 국제면을 조금 더 자세히 읽고,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문제에 관한 책을 가끔씩이라고 읽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17개의 중요과제(Sustainable Development Goal: SDG) 중 특히 환경, 기아, 교육, 경제개발, 난민문제등 전 세계적으로 해결되어야 문제에 대한 시야를 확대하여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공동과제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업무 경력이다 아무리 자신의 학벌이 좋고 시사 상식이 훌륭하고 유엔의 이상의 이상에 부합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고 유엔이나 다른 국제기구가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과 경력이 없으면 채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유엔에 취업하고자 하는 인재들은 전 세계 곳곳에 있다.  유엔은 어떤 대학을 나왔느냐 보다는 어떤 전공과 실질적인 업무를 몇 년간 했는지 보게 된다. 국내 대기업처럼 특정대학의 선후배 관계, 진급등을 이끌어 주는 학벌위주와는 관계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학을 다니는 학생인 경우 어떻게 실질적인 경력을 쌓을 수가 있을까?  방학 때 인턴 쉽도 하고 아르바이트로 할 수 있지만 국제기구의 정규직원이 되는 데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보다 길게 보고, 일단 졸업 후 일반 직장에서 자기가 원하는 경력을 쌓은 후에 지망하는 것이 본다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유엔기구에 응모하여 서류심사, 온라인으로 인터뷰, 그리고 최종인터뷰 후 임용이 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경쟁률일까?  2017년 4사 분기에 7042명이 IAEA에 응모하여 최종적으로 87명을 합격하여 임용을 제의받았다. 일반적로 한 분기 ( 3개월 동안) 응모하는 숫자는 8000명이며 최종적으로 임용되는 숫자는 70명 정도의 수준이다. 즉 약 100대 1의 경쟁률이라는 의미이다. 물론 직급이 낮은 P2, P3는 아마 200- 300대 1의 경쟁률이고 P4 직급은 100대 1 정도, 그리고 P5는 50대 1의 경쟁률임으로 전체적으로 평균하면 약 100 대 1으 경쟁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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