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오늘,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
만남은 삼생의 연이 있어야 한다고 불교에서는 말합니다.
전생과 현생과 내생의 연이 있어야 옷깃 한 번 겨우 스칠 수 있다죠.
실로 아득한 이야기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실로 그래요.
광막한 인도가 아닌 이 작은 서울에서도 당신을 한 번 만나려면 정말 많은 우연이 필요합니다.
이 바쁜 서울에서 시간이 맞아 떨어져야 하고,
수없이 많은 사람 사이에서 하필 당신과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하며,
당신과 나 사이에 어떤 형태로든 '사건'이 있어야 해요.
만남은 단순히 마주침이 아니죠.
서로 수없이 지나치는 타인을 두고 우리는 만났다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서로 엮이고 연관되어 '연'이 닿아 어떤 의미를 두게 된 두 사람을 우리는 만남을 가졌다고 말하게 됩니다.
물론 좋은 만남만 있을 수는 없어요.
때로 싫은 만남도, 미운 만남도, 나쁜 만남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만남이 있었기에 당신을 나는 만날 수 있었을지 몰라요.
그렇기에 나의 모든 만남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오직 당신을 만났기에,
당신을 만나고 있기에,
당신을 만날 것이기에 생겨난 의미입니다.
당신과의 '만남'이 바로 내게 모든 유의미죠.
오늘, 이 순간, 나는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