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커피샵에 음악을 틀고 싶은데 어쩌죠?

당신의 콘텐츠를 지키는 방법-16 : 음악저작권 커피샵 분쟁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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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오전, 커피샵에 들러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듣는 음악은 감미롭죠.


가끔 매일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음악이 없는 커피샵이 된다면 어떨까요?


<커피샵 음악 저작권료 두고 '충돌'. 2018. 2.22. 전자신문>

<자영업자는 매달 4000원 지급을 주장하는 반면에 저작권자는 이보다 최대 5배 높은 2만원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는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 승인 신청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 신청서에 따르면 음저협은 15~30평(50㎡ 이상 100㎡ 미만) 커피샵, 비알코올 음료점, 생맥주 전문점에서 공연 사용료로 월 2만원을 요구했다. 15평(50㎡) 미만 소규모 영업장은 월 1만원으로 책정했다.>


얼마 전, 커피샵에서 상영하는 음악을 두고 KOMCA(음악저작권협회)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충돌하는 사안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때문인데요.


기사를 읽다보면 이상한 의문이 먼저 드실 겁니다.

대체 음악저작권협회는 어떤 단체이길래 이 단체가 정한 징수 규정이 저작권료로 인정되어 버리는 걸까요?


음악저작권협회는 국가가 인정한 저작권 신탁단체입니다.


<저작권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6. "저작권신탁관리업"은 저작재산권자, 배타적발행권자, 출판권자, 저작인접권자 또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가진 자를 위하여 그 권리를 신탁받아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업을 말하며, 저작물등의 이용과 관련하여 포괄적으로 대리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신탁’이라고 하는 제도는 토지나 자산을 원 주인으로부터 위탁받아 마음대로 사용하거나 수익 목적으로 활용하는 제도입니다. 대신 원 주인에게 수익을 지급해야 하고, 신탁 계약 당시 정한 계약 조건을 지켜야 하죠.

주로 토지와 같은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동산에 많이 활용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저작권에도 이런 제도가 유사하게 도입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신탁은 한 번 맡기게 되면 권리자(저작권자)도 마음대로 그 저작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죠.

때문에 국가는 보통 이런 권리단체를 허가제로 운영하며 분야마다 1개나 2개 정도만 운영합니다.


예컨대 레드벨벳의 “빨간맛”이 요새 북한에서 상영되냐 마냐를 두고 화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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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노래를 레드벨벳이 마음대로 공연할 수 있을까요? 레드벨벳은 아이돌이니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가 아마 권리를 다 가지고 있을테니 SM은 마음대로 북한 공연을 결정할 수 있을까요?


https://www.komca.or.kr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음악저작권협회에 가서 검색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레드벨벳의 히트곡, “빨간맛”의 작곡자와 작사가는 일본인과 미국인이군요. SM 스타일 음악이 유로팝이라는 얘기는 많이 있죠.

그런데 오른쪽을 보면 모두 “관리”라고 지정이 되어 있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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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SM도 공연을 하게 되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허락을 받고 이 단체의 저작권징수규정에 따라 저작권료를 지급한 후 공연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 분야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개 정도만 인정해주지만 음악의 경우에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라는 2개 단체가 인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요 음원은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죠. 업계에서는 대략 70%정도를 음악저작권협회가 관리한다고 파악하고 있어요.


어쨌든 음악을 사용하는 커피샵 입장에서는 바로 이 ‘징수규정’이 문제가 됩니다.


이 문제는 커피샵만이 아니라 매장을 운영하며 ‘음악’을 상영하는 사업자라면 누구나 신경써야 하는 저작권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 ①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3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공연(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재생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또는 방송할 수 있다. 다만, 실연자에게 통상의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재생하여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조항은 간단히 말해서 누군가 이익(영리)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표된 저작물(예컨대 음악)을 상영하는 건 허락된다는 거에요.

또한 ‘상업용 음반(예컨대 네이버뮤직 음원)’도 공연에 대해 ‘반대급부(입장료 등)’를 받지 않으면 공연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저작권법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정해놓은 경우에는 예외로 하는 거죠.


커피샵에서 음악을 상영한 것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듣는 음악은 돈을 지불하고 듣는 음악은 아니죠. 어떤 커피샵 주인도 음악을 틀어주는 대가로 돈을 받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음악이 커피샵에 손님을 자주 오게 만들고, 반대로 이용자가 커피샵에 자주 드나들게 되는 이유라는 사실은 커피샵 주인과 우리 모두가 알고 있죠.


한 마디로 ‘음악’이 매출에 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작권법 시행령에서는 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상영하는 공연(음악)에 대해서는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 시행령 제11조(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음반 등에 의한 공연의 예외) 법 제29조제2항 단서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연을 말한다.

6. 「유통산업발전법」 별표에 따른 대형마트·전문점·백화점 또는 쇼핑센터에서 하는 공연>


여기서 ‘별표’에 해당되는 업종은 주로 3천 제곱미터 이상의 대형점포나 전문점, 백화점을 가리켰죠.


하지만 이런 곳은 상대적으로 적고 대부분의 음악은 커피샵, 술집처럼 좀 더 소규모인 곳에서 많이 상영됩니다. 음악저작권자나 음악저작권협회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런 곳에 대해서도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급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죠.


음악저작권 문제를 주관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에서 보면 음악저작권자는 주요 ‘고객’ 중 하나입니다. 음악저작권신탁단체의 요구를 결코 무시할 수 없죠. 문체부가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는 이른바 ‘한류’의 중심이기도 하고 앞으로 계속 육성해야 할 사업분야죠. 반대로 과도하게 금액을 올릴 경우 국민들이 당연히 문체부를 비난할 겁니다.


이 사이에서 타협점으로 2017년 저작권법 시행령이 개정되었습니다.


<저작권법 시행령 제11조(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음반 등에 의한 공연의 예외) 법 제29조제2항 단서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연을 말한다.

1.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제8호에 따른 영업소에서 하는 다음 각 목의 공연


가.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제8호가목에 따른 휴게음식점 중 「통계법」 제22조에 따라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산업에 관한 표준분류(이하 "한국표준산업분류"라 한다)에 따른 커피 전문점 또는 기타 비알코올 음료점업을 영위하는 영업소에서 하는 공연

나.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제8호나목에 따른 일반음식점 중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생맥주 전문점 또는 기타 주점업을 영위하는 영업소에서 하는 공연>



본래 시행령에는 없었던 2가지가 2017. 8.22 개정으로 도입되었죠.


위 개정 시행령에서 ‘가목’은 주로 커피샵을, ‘나목’은 주로 ‘맥주집 혹은 술집’을 의미합니다.

이 시행령은 올해, 그러니까 2018. 8.23.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이 때부터는 해당되는 업종을 운영하는 사업주들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음악저작권료를 지급해야 음악을 상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음악저작권협회가 관리하지 않는 음악은 다른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해야겠죠.


문제는 이 저작권료 기준을 어떻게 책정하냐입니다.


흔히 생각하기로는 이른바 ‘히트곡’은 더 많이, 인기없는 노래는 적게 지급해야할 것 같죠? 하지만 저작권신탁단체가 저작권자를 그렇게 차별하면 아무도 음악저작권을 맡기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음악저작권협회는 매장의 면적을 기준으로 지급합니다.

다만 이 지급에 대한 기준인 음악저작권협회의 지급 규정은 협회를 주관하는 정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해야 시행될 수 있죠.


가장 앞에서 본 논란이 여기에서 비롯된 겁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는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 승인 신청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 신청서에 따르면 음저협은 15~30평(50㎡ 이상 100㎡ 미만) 커피숍, 비알코올 음료점, 생맥주 전문점에서 공연 사용료로 월 2만원을 요구했다. 15평(50㎡) 미만 소규모 영업장은 월 1만원으로 책정했다.
당초 지난해 음악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 시 정부와 자영업자, 저작권자는 15~30평 규모 영업장에 대해 월 4000원 수준으로 협의했다. 또 15평 미만 소규모 영업장에 대해선 징수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저협은 100㎡ 이상 200㎡ 미만은 3만원, 200㎡ 이상 300㎡ 미만은 4만5000원, 1000㎡ 이상은 9만원 등 차등 적용을 제안했다.(앞서의 기사)>


커피샵 주인이 생각하는 금액과 매우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러니까 월 4,000원 vs 월 1만원인 겁니다.

게다가 매장이 커질수록 더욱 달라지죠.



여기서 월 4,000원이 왜 비싸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커피샵 입장에서는 면적이 커질수록 더욱 큰 금액이 나가니 대형 커피샵의 경우에는 월 130만원 정도가 나갈 수도 있게 됩니다(물론 3,000제곱미터 넓이라면요).


물론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공연사용료 내에서 다시 분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제로 입금되는 금액이 적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다르다는 거죠.


여기서 분쟁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까요?


일단 문화체육관광부는 본래 생각했던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음악저작권협회와 좀 더 협의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가 대부분 그렇듯이 음악의 사용에 대해서 적정한 가치를 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아마 본래 제시되었던 4,000원과 현재의 10,000원 사이의 타협을 통한 금액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 협회간 밀고 당기는 여론전이 있겠지요.


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작물을 유료로 사용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과 함께, 좀 더 다양한 음원 전달 루트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왜냐하면 결국 이렇게 징수가 촘촘하게 이뤄질 경우, 커피샵 주인은 특이한 음악보다 인기 음악 위주로 상영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질 테니까요.


스타벅스처럼 커피샵 프랜차이즈 기업이 직접 음반을 만드는 방법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음악저작권협회가 관리하는 음원이라면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하지만요.


그런데 2018. 3.26. 이 글을 쓰던 오늘 드디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징수규정을 확정했습니다.

http://m.mcst.go.kr/m/s_notice/notice/noticeView.jsp?pTp=P&pTpCD=0302000000&pSeq=16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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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왔군요.

생각보다는 합리적인 금액으로 조정이 된 것 같지만, 음악저작권협회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 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2018. 8.부터 커피샵의 커피 가격이 올라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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