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잘못은 인정하기 어려운 단어다.
스스로 저지른 잘못만큼 보이지 않는 것도 없다.
타인이 일으킨 실수는 커다랗게 보이기 마련이다.
때문에 아이는 자신의 과오는 아주 작게, 남의 들보는 매우 크게 묘사한다.
어른이라고 다를 리가 없다.
단지 어린애가 더 이상 아니기에 좀 더 세련된 구실과 명분을 붙여 책임을 회피할 뿐이다.
마침내 드러나 버릴 때까지 최대한 문제를 피하고 숨기는게 사람의 본질이다.
그럼에도 생에는 자신을 직시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잠시 숨기거나 피하거나 묻을 수는 있지만 영원히 그럴 수는 없다.
심지어 죽은 후에라도 결국 드러나 버리는 게 삶의 과오다.
차라리 그렇다면 미리 인정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시가 아닌 수용은 결국 잘못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언젠가 우리는 그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
알면서도 인정하기 어려운 게 잘못이며, 또한 폐해를 예감하면서도 직시하지 못하는게 인생이다.
우리의 삶이 지난한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지친 하루를 보내다 생각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