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삶의 거리감이 좁혀지는 순간이 다가온다.
생은 어딘가로 걸어가는 여정이다.
명확하게 목표를 정한 사람이든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채 가는 사람이든 결국 다다를 곳은 있다.
조금씩 눈에 보일수록 그곳과의 거리는 점점 좁혀진다.
그때부터 가장 다가가기 어려운 순간이 시작된다.
오히려 보이지 않거나 멀리 있을 때 그곳은 추상적인 공간에 불과하다.
단지 상상만 할 때는 희망이었던 곳이 실체가 되면 공포로 다가올 때도 있다.
자주 피하고 싶어지고, 할 수 있는 한 외면하며, 보지 않기를 누구나 바란다.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고 결국 결과는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그 순간 우리는 삶을 강제로 바라보게 된다.
빠르든 늦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생의 전환점이다.
이 세상에 던져진 인간은 결국 종국을 맞이할 수 밖에 없고 결과에 다다르게 된다.
오직 이 순간을 직시하는 것만이 삶을 진실로 살 수 있게 만들 것이다.
그럼에도 결코 쉽지 않는 게 또한 그 순간을 맞이하는 일이기도 하다.
삶의 거리감이 갑자기 좁혀지는 때를 맞이해,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