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변호사 지망생의 고난

로스쿨 라이프 스토리 7화-첫 실무수습의 추억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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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보니까 로스쿨 학생들이 사건 해결도 하고 그러던데, 너희도 그러냐?”


미국 로스쿨은 2년의 기간 동안 대부분 판례를 검색하는 방법과 실무수습으로 시간을 보낸다.

특히 로펌에서 법률사무 보조일을 하면서 직접 사건 해결을 해보는 일은 나중에 법조인이 된 뒤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국의 경우에도 이러한 제도를 따라서 ‘리걸 클리닉’과 ‘실무수습’ 제도를 두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미국과 달리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은 편인데다, 실무수습 과정이 아직 체계화되어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리걸 클리닉의 경우에도 변호사 출신 교수들조차 사건 수임을 직접 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외부에서 변호사를 모셔야 하는 등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

그나마 법률 실습의 중요성을 낮게 보는 교육부의 오판 때문에 현재 리걸 클리닉 등 실무수습 전반에 대한 예산도 하락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수습 제도는 로스쿨 재학생에게 사회를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통로인 동시에, 법조 진로를 결정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이른바 검찰, 법원, 대형로펌을 준비하는 ‘우등생’들에게는 법원/검찰/대형 로펌 실무수습이 직접적인 취업 통로이기도 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반대로 공익 로펌이나 민변의 실습 기간을 거쳐 이전에 생각지도 않았떤 공익 변호사의 길을 가는 변호사도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요컨대 첫 번째 여름방학 때부터 방학 때마다 다가오는 ‘실무수습’ 기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따라 어떤 법조인으로 살지가 정해질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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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로스쿨’의 실무수습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로스쿨 재학 중 진행되는 실무수습(일종의 인턴/과거의 사법연수원 시보와 유사)이며, 다른 하나는 변호사시험 합격 후 진행되는 ‘6개월 의무 실무수습’이다.

6개월 실무수습은 실상 법조인이 이미 되었음에도 6개월 동안 법조인으로서 기능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문제점이 있는 제도인데, 이에 대해서는 후술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로스쿨 재학 중 실무수습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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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재학 중 실무수습은 사실 법으로 정해져 있는 요건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로스쿨은 ‘실무수습 80시간’을 이수한 학생에 대해서만 졸업할 수 있도록 요건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각 로스쿨의 평가 요소 혹은 인가 요건 중 하나다.

사실상 졸업 필수 요건으로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모든 로스쿨 재학생은 80시간의 실무수습(혹은 실무실습) 시간을 거쳐야 하며, 일반적으로 방학 때 약 2주 정도의 실무수습 기간을 거치며 수료하곤 한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이 시간은 진로 선택과도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2주의 의무 실습 기간이 끝나더라도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체로 로스쿨 재학 실무수습의 종류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따.


법원/검찰 실무수습

로펌/법률사무소 실무수습

국회, 법제처, 국방부 등 국가기관 실무수습

법률사무종사기관으로 선정된 기업 등 민간 분야 실무수습


우선 처음 실무수습을 선택할 때 대부분의 로스쿨은 성적순으로 실무수습처를 배정하기 때문에 이른바 ‘인기’ 있는 수습처는 조기에 마감되기 마련이다.

법원과 검찰은 가장 인기 있는 수습처이고 최상위권 1학기 성적을 받은 로스쿨생들이 선택하는 전형적인 코스다. 꼭 로클럭이나 검사를 지망하지 않는 학생이라 해도 법원/검찰 실습을 통해 배우는 게 많다는 이유로 이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법원/검찰은 여름방학 때 일반 실무수습을, 겨울방학 때 이른바 ‘심화 실무수습’을 진행한다. 그런데 명시적으로 공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실무수습 기간에 높은 평가를 받은 학생이 심화 실무수습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게 사실상의 불문율에 가깝다.

나아가 물론 평가 시험을 따로 치르기는 하지만 심화 실무수습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로스쿨 학생은 로클럭과 검사를 지망할 때 훨씬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


법원의 경우 지도판사와 직접 지도를 받으며 수습을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검찰은 조별 과제를 통해 ‘팀웍’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 게 특징이다.


이는 대형 로펌도 마찬가지인데, 대형 로펌의 경우는 아예 실습 기간이 사실상 ‘입도선매’, 즉 컨펌의 전형 기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졸업 이후에는 사실상 대형 로펌으로 들어가는 길이 ‘경력직 변호사 선발’밖에 없기 때문에 로스쿨 재학 중 컨펌을 위해서는 반드시 실습에 참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물론 앞서 다른 에피소드에서 말했듯이 검찰, 법원, 대형로펌이 사회적으로 가장 선망받는 분야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법조인으로서 성공하는 길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특히 법원과 검찰이 인사 적체 때문에 승진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 대형로펌의 경우 어쏘를 거쳐 ‘워킹 파트너’를 지나 ‘지분 파트너’에 이르기까지 오히려 영업 실력이 성공을 좌우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다만 ‘해외 경험’을 하고 싶다면 대형 로펌의 해외 사무소 실무수습을 지망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현재 한국 법조 시장은 영미권에 비해 국제화 수준이 굉장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도 대형 로펌의 해외 분사무소는 그나마 대기업 해외법무팀(대부분 외국 변호사로 구성)과 함께 국제적 리걸 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특히 변호사의 소송과 함께 양대 직무라고 할 수 있는 법률 자문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는 데 있어 대형 로펌 해외 분사무소만큼 좋은 기회도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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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법률사무소나 중소형 로펌에 법률 실무수습을 가는 경우에는 사무실 분위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경우 ‘법정 경험’에 주력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일반 중소형 로펌의 경우 로펌의 대표 변호사 등이 로스쿨 재학생까지 신경쓰기는 쉽지 않다. 반면 어느 정도 운영되는 로펌은 대부분 월 5-60건 이상의 사건이 계류 중이기 때문에 한 달에 최소 6-8번 이상의 법정 출입이 있기 마련이다.


법정에 가서 소송이 실제로 진행되는 광경을 보는 것은 소송에 큰 공부가 된다.

잘 이해 가지 않던 소송 실무나 법정 절차가 실무를 직접 겪어보게 되면서 훨씬 쉽게 느껴지게 되고 심지어 변호사시험 공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소송 서면을 써보는 것이 변호사시험 과목인 현재로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국회나 법제처, 국방부와 같은 다른 국가기관을 선택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아도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해당 기관을 장래 진로로 생각하는 로스쿨생이라면 해볼만한 선택이다.

국회나 법제처의 경우에는 상당히 교육 내용이 체계화되어 있고 수습을 받아들이는 기관의 경험도 많아 상당히 효율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이외 5년 이상 재직한 변호사가 있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법무부에 신청을 하면 법률사무종사기관으로 선정받을 수 있는데, 해당 기관은 대체로 6개월짜리 실무수습 변호사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종종 로스쿨 재학생도 수습으로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본인이 원하는 직종의 기업이 수습처로 나오게 될 경우 놓치지 않고 잡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는 앞서 중소형 로펌과 마찬가지로 교육은 전혀 체계화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변호사의 진로가 기존 법정만이 아니라 사회 각 분야로 퍼져나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해당 분야에 대해 전문성을 미리 쌓기 위해서는 단 2주라도 체험을 할 필요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추후 시민단체나 공익 분야에서 일하고자 하는 변호사는 대형로펌 산하의 공익재단로펌이나 민변, 혹은 공감과 같은 공익법률사무소에서 매년 여름/겨울에 공고를 내고 있으니 실습을 직접 해보면 추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본인이 공익 변호사로 살 수 있는지 여부를 알게 되는 게 바로 이 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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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로스쿨 학생들이 원하는 실무수습을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처음 로스쿨에 입학했을 때는 주위의 이야기에 휩쓸려 이른바 ‘검클빅(검찰, 로클럭, 대형로펌)’만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이 3항목에 들어서지 못하면 실패자인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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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졸업 후 경험으로 돌이켜보면 이미 자신만의 로펌을 창업해 상당한 재화를 쌓은 변호사도 있고, 공직에 진출한 변호사나, 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 변호사도 존재한다.

나아가 공익과 봉사의 길에 투신하여 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변호사도 있으며, 아예 스타트업 기업 창업에 참여하여 상장을 앞두고 있는 변호사도 있다.


이처럼 ‘성공’이란 정해진 경로를 잘 밟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첫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맞이할 ‘실무수습’은 자신이 법조인이 되어 나아갈 길을 가늠하는 한 지표가 될 것이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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