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옛날 신문을 잘라 모아놓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읽지 않는 오래된 신문을 우연히 집에서 발견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십여년 전만 해도 종이로 된 신문을 잘라 간직하던 풍습이 있었다.
당시에 신문은 귀중한 정보를 매일 공유하는 중요한 물건이었다.
오늘은 지구 저 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지 못하던 상식은 무엇인지 신문은 모두 알려주었다.
그때는 신문의 한 조각을 잘라내며 마치 보물을 담는 것처럼 문서철에 꽂아놓곤 했다.
혹시나 없어지지 않을지 조심스레 잘라 소중히 보관하던 스크랩 한 조각을 읽는다.
이제는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며 신문의 기사를 쓰던 기자들의 정보도 정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기사 한 토막 속에 숨어 있는 시대의 한계와 편향된 관점이 때처럼 달라붙어 바스라질 듯 떨린다.
지나버린 시절처럼 이 낡은 신문 한 조각도 바래져 버렸다.
그럼에도 옛 시절 마음을 담아 한 조각씩 잘라내던 그때의 마음만은 아직도 돌아보면 빛난다.
마치 어릴 때 일이 회상하면 바래진만큼이나 눈부신 것처럼.
옛날 신문을 잘라 모아놓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다 웃음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