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두려운 존재다.
아주 오랜 옛날, 고원에서 내려온 시초의 조상들이 서로 무리를 지을 때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고원 아래 대륙과 해양은 드넓어 작디작은 인간이 홀로 살아갈 수 없었다.
서로 손을 잡고 사람이 함께 모여 살아가게 된 오랜 기원이다.
하지만 무리에는 항상 조금 더 뭉치고 조금 더 소외되는 흐름이 생긴다.
강하게 뭉칠수록 빠르게 달려갈수록 함께하지 못하는 이가 생긴다.
누군가 울타리 안에 있어도 외면받는 일이 생기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 번 따돌림 당한 이가 생기면, 그때부터 그 이를 몰아세우며 집단의 결속력은 더욱 강해진다.
때로는 오히려 일부러 무리 안에 외면당하는 이를 만들어낼 때도 있다.
희생양이 공동체라는 신에게 제물로 바쳐지는 순간이다.
그럼에도 사람은 이 두려움을 안고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이 세상은 너무 크고 사람은 홀로 살아가기에 너무 작은 탓이다.
태고의 고원 아래에서 우리의 선조가 느꼈던 바와 같다.
그렇기에 사람은 사람에게 떼고 싶어도 뗄 수 없는, 세상에서 제일 두려운 존재가 된다.
세상에서 따돌림 받다 세상을 외면하고 싶은 날, 씁쓸한 커피 한 잔을 마시다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