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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Mar 25. 2019

순수함

에세이-데이트랜드


언젠가 금강석이 만들어지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청결함은 더럽혀지기 쉽고

고귀함은 타락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아주 극히 드물게 부서지지 않는 강인한 순수를 만나게 될 때가 있다.

마치 금강석이 빛을 받아 반사하는 광경처럼

눈부시다.


아주 먼 태고의 시절에 저 아래 지저 속에서 탄소는 짓눌리고 열기에 쪼그라들며 뭉쳤을 것이다.

지각의 변동이 일어 위아래가 뒤바뀌는 격변이 일어나고 다시 광부의 손에 담겨 땅 위로 올라올 때까지 흐른 세월은 실로 억겁이다.

이 순간 섬연히 빛나는 투명한 순수함은 그렇기에 실로 오랜 기원에서 비롯되었다.


순수의 시간은 짧지만 이루어지는 시간은

오랜 이유다.


언젠가 금강석이 만들어지게 될 그 시간이

지금이라 여기며 이 지난한 고단함을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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