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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May 28. 2019

정돈

에세이-데이트랜드


정돈되지 않은 책상 위를 문득 보게 된다.

일이 가득 쌓여온 흔적이 어지러운 책상에 남아 있다.
그리 오래 전도 아니지만 해결되지 않은 숙제처럼 흐트러진 문서들이다.
이 책상 위를 정리하는 일은 무척 쉽지만 쌓인 문제들을 없애는 일은 어렵기 그지 없을 것이다.

삶에는 단절이 없고 해야 할 일은 언제나 밀려든다.
어쩌면 정돈할 수 없는 게 인생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결국은 끝까지 해결하지 못한 채 끝을 맞이하며 우리는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흐트러진 이 책상을 정돈할 수 있는 것처럼, 인생도 정리될 수 있다고 믿기를 원한다.
이룰 수 없는 환상을 끝없이 쫓기에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책상 위를 억지로 정돈하다, 문득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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