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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의 "하루단상"
눈 온 아침
에세이-데이트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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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
Feb 5. 2020
겨울이 다가왔음을 문득 깨닫는 순간이 있다.
추위는 현대에 이미 극복된지 오래라고 말한다.
차와 실내를 오가다 보면 바깥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지 못하기 마련이다.
어느 날, 눈을 뜨고 창문을 열었을 때 갑자기 한기와 함께 새하얀 세상이 도래했을 때 비로소 겨울을 깨닫게 된다.
눈이 오면 어린 시절에는 이유 모를 고양감에 뛰어다녔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당장 막혀버린 길과 추위가 몸을 움츠리게 만들어 버린다.
단지 갑자기 바뀌어 버린 세상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하얗게 덮여 버린 시공간은 이전과 같지만 전혀 다른 광경처럼 보인다.
눈길을 걸을 때는 마치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홀로 다른 세계로 와버린 착각마저 찾아온다.
백설이 일상인 나라라면 오히려 눈이 오지 않는 날이 특별할지도 모를 일이다.
문득 눈이 와 버린 아침, 겨울을 실감하다 잠깐 재채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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