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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돋보기시스템 Dec 01. 2021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그림책<적당한 거리>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저는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주양육자 어머니가 2번 바뀌고 현재 새어머니와 살고 있는 용사가 웃음기 없는 얼굴로 이야기를 합니다. 상담이 거의 끝나갈 무렵 용사는 그제야 웅얼거리는 발음으로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럴 때 상담자는 흘려듣지 않고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합니다.     


“자유롭게 산다는게 뭘까요?”

“그 누구의 간섭 받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대로 살고 싶어요.”    

 

용사는 1회기 상담 때 “제가 더 착하게 행동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엄마가 절 버리지 않고 잘 키워줬을까요?” 라고 울먹이며 말을 하는데 제 마음 안에 커다란 돌덩이가 걸려 내려가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릴적 늘 싸우시는 부모님을 바라보며 어린아이가 얼마나 불안감, 죄책감, 상실감이 컸을까요? 

이처럼 주양육자가 여러번 바뀐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유기공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유기공포는 타인들이 자신을 싫어하거나 버림받았다라는 감정 상태를 말하는데요. 유기공포로 인해 자녀들은 우울, 불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징후로는 분노를 억제하거나 분노를 통제하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대인관계에서 정서적으로 친밀감을 갖기 어렵거나,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어 주려고 하고, 대인관계에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다. 또한 타인을 신뢰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 전입오고 100일 휴가를 나가기 전에, 나가서 뭐하고 싶은지 물었을 때 아무 생각없이 자유롭게 다니고 싶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휴가로 집에 가도 자신에게 좋은 소릴 하지 않는 가족들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입대를 위해 대학교를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할 때 또래의 친구들이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고 자신 혼자 남았을 때 남아있는 자신이 모자란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둬야 하나라고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때 회사에 어머니가 전화를 하셔서 ‘거기 다니면서 애가 안좋아졌다. 우울증에 걸린거 같다.’라고 따지셨다고 하는데 상사께서 많이 당황해 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걱정되는 부분은 알겠지만 아들 직장에 전화해서 다짜고짜 좋지 않은 소리를 한다는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신을 아들로 생각하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는 역기능적 가족체계로 볼 수 있는데 역기능적 가족의 의사소통은 간접적이고, 불명확하고, 부적당한 의사소통을 갖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통해 가족 구성원은 개인의 성장이 방해받을 수 있습니다.     


대학교 졸업 후 독립을 하고 싶어하는 용사는 부모님을 떠나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죄책감이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비록 부모-자녀 관계일지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해치고 있다면 더욱 필요합니다.          



전소영 작가의 그림책<적당한 거리>에서 식물을 키울 때도 성격이 달라서 거름, 물, 바람, 햇볕을 식물의 특성에 맞게 조절해서 키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때론 사람처럼 쓰다듬어 주고 사랑을 주면 식물이 향기를 내뿜으며 좋아하는게 느껴집니다. 식물도 생명입니다. 


‘관심이 지나쳐 물이 넘치면 뿌리가 물러지고 마음이 멀어지면 곧 말라 버리지.’

- 적당한 거리



무언가를 적당히, 충분히 하는건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식물을 키우는 일에서도,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친하게 느껴진다고 혼자만의 과한 사랑으로 그 사이의 경계를 넘어 버리면 준비되지 않은 상대에게 상처가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식물에 대한 지식 없이 물을 너무 많이 주어서 죽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세밀한 관심은 곧 배려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 내가 같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보호하며 관계를 해야할 것입니다.      

    

[그림책으로쓰담쓰담 – 셀프테라피]     

Q. 나에게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 요즘은 상처를 주고 받게 되기까지 관계를 끌고 가지 않는다.

때론 중간에 앉아 있으며 그 어느 편에도 들어가지 않는 내가 있다.

- 나의 몸과 마음을 상하면서까지 관계를 하고 싶지 않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금 느리지만 잘 나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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