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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돋보기시스템 Dec 04. 2021

늘 두통에 시달립니다.

어쩌다 군대

“00씨, 요즘 두통은 좀 어때요?”

“매일매일 똑같습니다. 머리가 너무 아픕니다.”     


만성 두통인데도 용사는 약을 따로 먹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상담할 때마다 체크를 하게 됩니다. 얼마나 아픈지, 어떨 때 아픈지, 약은 먹었는지. 두통이 너무 심하면 약을 먹어 가라앉히는 방법도 있는데 스스로 약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며 약을 먹고 있지 않습니다. 때론 고통을 즐기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용사를 바라보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타인의 시선에 예민하고, 섬세하게 받아들이는 성향으로 하루 종일 머릿속은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업무 중에도 다른 용사들이나 간부님들이 어떤 질문을 할지 미리 예상해서 대답을 준비해 놓아야 편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은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듭니다. 이와 비슷한 용사들을 보며 표현하는 말이 있습니다. 온몸에 전구가 붙어 있다면 작은 자극에도 전구의 불이 모두 켜지는지 물어보면 내담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입니다. 타인의 시선, 말, 행동에 모두 반응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대인관계가 어렵고 불편합니다. 밤이 되면 온몸의 힘이 빠지고, 신경을 너무 쓰다보니 두통에 시달립니다.   

스스로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고, 완벽주의 성향으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정해 놓은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너무 크다 보니 잘하고 있는 부분을 전혀 알아주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자신은 못하는 사람, 부족한 사람, 실수하는 사람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다른 용사들에 비해 행정업무도 잘 하고 있고, 드럼을 잘 쳐서 동료 용사가 칭찬을 했는데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합니다. ‘지금 보다 더 잘해야 한다. 오디션 나갈 실력이 돼야 한다.’ 이런 비합리적 신념은 스스로를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코린 로브라 비탈리 글, 마이옹 뒤발 그림의 그림책<앙통의 완벽한 수박밭>을 보며 용사가 떠올라 상담을 진행하며 함께 만나보았습니다. 한 줄씩 반듯하게 줄 세워 놓은 수박밭에서 어느 날 수박 한 개를 도둑맞았습니다. 앙통의 마음은 널브러진 수박밭의 모습과 같지 않을까요? 축 늘어진 어깨를 양손으로 들어 올려 주고 싶습니다. 저 어깨 위에는 허망감, 상실감, 허탈감이 얹혀 있습니다. 사랑과 정성을 쏟았던 존재를 도둑맞아 버렸습니다.  

앙통은 하나가 사라졌는데 절반이 사라졌다고 속상해하고 있습니다. 부분이 전체가 되어버리는 비합리적 사고를 하고 있습니다. 비합리적 사고로 인해 우리의 감정은 춤을 추게 됩니다. ‘잘해야 돼. 완벽해야 돼.’ 잘되지 않을 때 자신에게로 부정적인 화살을 쏘게 되고, 주저앉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난장판을 만들어 놓은 고양이들의 춤추는 모습이 앙통의 마음과 같습니다. 잔잔한 마음의 파도를 휘저어 놓고 있습니다. 반면 자유롭고 흥겨워 보이기도 합니다.

한바탕 좋지 않은 일들이 휘몰아치면 때론 ‘어쩔 수 없지 뭐. 이제 지나갔잖아. 되돌릴 수 없잖아.’라는 긍정적인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는 내면에 쌓아 왔던 회복탄력성으로 다시 나아갈 힘을 장착합니다. 상담학사전에서 회복탄력성은 스트레스나 역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시련을 견뎌 낼 수 있는 능력으로 스트레스 상황을 겪은 후에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하고 있습니다.

 

용사는 앙통을 보며 완벽주의에 집착하고, 결정 하나에 집착해서 매몰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완벽주의의 강점은 손해를 예방할 수 있고,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이고, 완벽주의의 약점은 편하게 살아야 하는데 편히 살지 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고 합니다.      


완벽주의 성향에 비합리적 신념을 갖고 있는 내담자들은 사고의 유연성과 합리적 신념으로 바꾸기 위한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요즘 용사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의도적으로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대화 장면에서 사실 단답형이 편한데 길게 하려고 하고 농담을 하니 동료들이 ‘너와 있으니까 시간이 빨리갔다.’라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간부님들과 용사 간 의사소통도 전보다 편해졌다고 합니다. 이 상황은 반복될 것입니다. 그것을 여러 번 마주하고 나면 좀 더 유연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책으로쓰담쓰담 – 셀프테라피]

Q. 최근 나의 마음 상태는 어떠한 가요? 그 마음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나요?

-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나의 그림자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대상에게 마음이 춤추고 있다. 

그의 강점을 떠올려 잠재우고 싶지만 쉽게 잔잔해지지 않는다.

순간 마음이 건드려지면 과거의 일까지 끌어들여 결국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폭발하게 되는 나

잘 재우고 있다가 또 같은 상황에서 올라올 것이다. 분명한 건 처음의 감정보다는 낮은 보폭의 파도가 치고 있다는 것이다.     


[함께 보면 좋을 그림책]

천천히 천천히

     

[함깨 보면 좋을 책-정서적 방치와 공허감의 치유]

감정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하다. 언제 우리가 위험한지, 언제 뛰어가야 하는지, 언제 싸우며 무엇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 가치있는 것인지. 감정은 몸의 방식으로 우리와 의사소통하고 우리가 일을 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동기화 한다.      


감정         기능

무서움     우리로 하여금 도망가게 한다. / 자기보존

분노       우리를 반격하도록 한다. / 자기보호

사랑        우리로 하여금 배우자, 자녀, 타인을 돌보도록 동기화 한다.

열정        우리로 하여금 창조하고, 발명하게 한다.

상처        우리가 상황을 고치도록 만든다.

슬픔        우리가 무언가 중요한 것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해 준다.

연민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돕도록 만든다.

혐오        어떤 것을 회피하도록 우리에게 말해 준다.

호기심     우리로 하여금 탐색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동기화한다.


모든 감정에는 목적이 있으며, 감정은 우리가 적응하고, 생존하고, 번창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이다.

정서적으로 방치되었던 사람들은 감정을 지우고, 부인하고, 밀어내는 데에만 훈련되어 있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을 경청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을 보완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과의 정서적 연결이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실존적 불안 뿐만 아니라 공허감을 떨쳐 내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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