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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돋보기시스템 Jan 19. 2022

인싸템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MBTI 성격유형검사를 실시합니다.


“당신의 성격유형은 무엇인가요?”

신병들이나 기존 용사들과 개인상담을 했을 때 필수적으로 하는 심리검사는 성격유형검사 (MBTI)입니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성격유형검사는 인터넷으 로 많이 해보고, 자신의 유형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사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터넷으 로 하는 검사는 정식 표준화 검사가 아닙니다. 상담실에서 사용하는 검사지는 당연히 정식 표 준화 검사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검사를 하는 이유는 용사들의 상담의 관심 유도도 있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 안에서 용사들은 사회보다 더 다양한 대인관계를 접하고 있지요. 그 다양성을 수용하자는 의미입니 다.

자신이 원해서 온 곳이 아니기도 한데, 24시간 함께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학력, 지 역, 나이, 성격이 모두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힘든 대인관계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사회에서는 보기 싫은 대상이 있으면 피하거나, 관계를 끊으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군대에서 는 선/후임 관계에서 보기 싫어도 봐야 하고 심지어 같이 밥을 먹고, 같은 생활관에서 잠을 자야 하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용사들의 표현으로 멘탈 관리를 잘해야 살아 남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성격유형이 있고, 그 유형의 특징이 있고,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듯이, 다른 용사 들도 각자의 고유한 성향이 있다는 것이지요. 후임이 들어왔을 때 미숙하다고 해서 후임의 행 동을 조언해서 개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사람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타인을 온전히 수용해야 덜 힘들지 않게 생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격유형검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MBTI는 네 가지의 분리된 선호 경향(preference)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담학 사전에 의 하면 선호 경향(preference)이란 '내가 더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활용하는 것', '더 자주, 많이 쓰는 것', '선택적으로 더 좋아하는 것', '상대적으로 편하고 쉬운 것', '상대적으로 더 쉽 게 끌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Jung의 심리유형론에 따르면, 선호 경향은 교육이나 환경의 영 향을 받기 이전에 이미 인간에게 잠재되어있는 선천적 심리경향을 말하며, 각 개인은 자신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4가지 양극지표(에너지 방향, 주의 초점/인식기능, 정보수집/판단기능/생 활양식)에 따라 둘 중 하나의 범주와 16개 유형 중 하나에 속하게 됩니다. 16개의 유형으로 나뉘니 참 다양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상담관님, MBTI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한 용사가 상담실 문을 두드리고, 빼꼼히 얼굴만 내민 채 질문을 합니다.

“00 씨 이 검사 어떤 이유로 하고 싶을까요?”

“선임이 추천했고, 저도 저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자신에 대해 궁금해서 탐색을 하고 싶다는 용사들, 모두 환영입니다. 꼭 심리적 어려움이 있 어서 상담실을 찾는 건 아니니까요. 많은 용사들이 부담 없이 상담실을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 입니다. 이런 기회로 용사들과 더 친해질 수 있고, 용사들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하 나 생기는 것이지요.


“상담관님 인싸템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격유형검사 해석상담 후 종결하고 용사와 인사를 하는데 웃음이 났습니다. 그 유명한 인싸 템을 제가 해준 거군요! 때론 족집게라고 말하며 놀라는 용사도 있습니다.

그 용사는 분대장인데 요즘 왜 본인이 스트레스 상황인지 알게 되었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 는 분대원이 있었는데 그 이유도 알 거 같다고 합니다. 자신과 유형이 정 반대 유형이었고, 자신에게 부족했던 기능이 분대원에겐 잘 발달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분대원이 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다시 한번 확 인할 수 있어서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그 용사 덕분에 한동안 상담실이 성격유형검사를 하고 싶어하는 용사들이 많이 오곤 했습니다.



해석상담을 하면서 용사들과 박숲 작가의 그림책 <오, 미자>를 함께 만나보는데요. 5명의 주 인공인 미자가 모두 여성 노동자입니다. 건물 청소부, 스턴트우먼, 택배 기사, 전기 기사, 이 사 도우미로 각자의 자리에서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 미자! 다섯명의 미자이기도, 한 명의 미자이기도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단지 여성 노동자 라는 이유로 색안경을 쓰고 쳐다보고, 잘하는지 보자라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섯명의 미자들은 당당하게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강점을 잘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사실 많지 않습니다. ‘저의 장점이요? 제가 뭘 잘하 죠? 잘 모르겠는데요.’ 내담자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오, 미자>에서는 두렵지만 그 래도 내가 잘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는 ‘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신의 ‘미자’는 어떠한가요?

제 미자는요,

‘나는 목표가 생기면 두려워도 마주하는 미자입니다.’




[그림책으로쓰담쓰담 – 셀프테라피]

Q. 당신의 미자는 어떠한가요?



[상담자가 건네는 마음]

성격은 좋고, 나쁨이 없어요.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잘하는 부분은 갈고 닦으면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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