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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돋보기시스템 Aug 27. 2023

나의 뿌리

꾸준함, 성실, 근면

나의 꾸준함의 루틴, 매일 아침에 일어나 하늘과 안부인사
나의 꾸준한 루틴, 오늘도 걷기
나의 꾸준한 루틴, 2017년부터 거의 매달 그림책테라피 진행


“작가님의 꾸준함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요?”     


작년 11월에 <어쩌다 군대>, 12월에는 <그림책으로 쓰담쓰담>이라는 책을 2권 출간하고, 드문드문 북토크를 진행해 오고 있다. 북토크를 진행하며 그동안의 나의 삶을 차근차근 되돌려 본다. 글을 쓰게 된 시작점과 글을 쓰며 발견하게 된 나의 능력을 말씀드리게 되었다. 글을 쓰며 알게 된 나의 강점은 꾸준함, 즉, 엉덩이 힘이었다.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 나를 데려다 놓고, 루틴을 만들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되도록 지키려고 했다. 물론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고, 함께하는 글 벗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그림책으로 쓰담쓰담>의 초고를 먼저 썼는데 월~토요일부터 매일 한 꼭지씩 3개월 동안 썼다. 그때는 글쓰기가 최우선의 일이었다. 휴가를 가서도 늘 같은 시간 새벽 5시에 일어나 온라인 ZOOM에서 글 벗들과 만나서 글을 썼다. 난 하루도 빠진 적이 없었다. 단 하루도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고 독하다. 그리고 일정한 시간에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 출근 전 한 시간 일찍 5시에 일어나 글 쓰는 시간을 확보했다. 그 시간은 그 누구도 내게 말을 걸지 않는 시간이고, 고요한 시간,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출근 전에 한 꼭지를 써야 하니 전날 잠자리에 들어서 내일 글감을 생각해 두어야 했다. 그래야 정신없이 쓰고 출근하니까.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되었달까.      


<어쩌다 군대> 초고는 <그림책으로 쓰담쓰담>을 출판사에 투고하고 바로 쓰기 시작했다. 출판사의 거절 메일에 멘탈이 흔들리는 것을 다음 책 글쓰기로 이겨보려고 했다. 쉼 없이 달리느라 결국 몸에 탈이 나기도 했지만, 멘탈관리에 도움이 되었다. 그때도 출근 전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씻고, 점심 도시락 싸고, 아이 학교 갈 준비 해주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운동을 했다. 지병이 있어서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이제 몸과 마음이 알고 있다. 어느 것 하나에 소홀하면 분명 탈이 난다는 것을. 그래서 적당하게 에너지를 나누어 써야 하고, 몸과 마음에서 신호를 보내면 모른척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능한 한 잘 챙기려고 한다.       


꾸준함의 뿌리를 생각해 봤다. 학창 시절 성적이 상위권을 유지하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성적이 떨어졌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는 아이였다.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다. 효율적으로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 비록 그때는 빛을 발하지 못했으나 글쓰기에 엉덩이 힘이 능력이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책을 출간되고 친정엄마께 너스레 떨며 말을 했었다. 

부모님은 몇 년 전까지 몸 쓰는 일을 30년 넘게 하셨다. 아침 7시쯤 아빠는 출근하셨고, 해가 떨어져야 퇴근하셨다. 때론 더 일찍 나가는 날도 있었다. 엄마는 아빠와 같이 일하시며, 집안일에 절대 소홀히 하지 않으셨다. 지금 엄마가 되어 그때의 엄마를 떠올리면 어쩜 그렇게 부지런하고, 깔끔하게 집안일을 하셨는지 슈퍼우먼이 따로 없었다. 나는 일한답시고 집안일은 거의 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데 엄만 음식이며 청소며 모두 충분하셨다. 감사하게도 부모님께서 꾸준함, 부지런함, 성실함을 물려주셔서 내 삶에 잘 적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세 번째 책 작업하고 있다. 그리고 40년 이상 살며 지각, 늦잠을 거의 잔적이 없다. 때론 여유가 필요할 땐 몸과 마음의 신호를 살펴보며 느슨하게 보내기도 한다.      

 

엄마가 부산 독립책방 북토크에 함께 하시고, 집에 돌아가서 아빠에게

“여보, 우리 고생한 보람 있네요.”

라고 하셨다고 한다. 강의한다고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듣기는 처음이었고, 딸의 이야기를 들으니 행복하고 뿌듯하다고 하셨다. 

나이가 들면 경제활동을 하면서 안정이 될 테니 부모님께 효도를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살아보니 효도는 쉬운 게 아니었다. 그리고 미루었다 하는 게 아니었다. 책을 출간하고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모습 보며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자랑스럽다고 하시고, <어쩌다 군대>를 보시고 우리 딸이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줄 몰랐다며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 보며 내 마음을 알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달란트로 오늘도 조금씩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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