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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sun Yoon Jul 07. 2019

미국에서 SUBWAY 샌드위치 주문하기

극강난이도의 음식주문

[약간의 과장이 있음]

한국에서 태어나서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 미국에 처음 오게 되면 여러 에피소드들을 겪어가며 미국에 정착을 하게 된다.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됐을때 흔히 겪는 에피소드중 하나가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SUBWAY에 멋모르고 들어갔다 생기는 에피소드다. 에피소드라기보다 사실 아픈기억에 가깝다.


SUBWAY에서는 나의 샌드위치가 완성되기까지 한국에서 영어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난이도의 영어회화를 매장점원과 해줘야 한다. 샌드위치의 테마, 빵종류/싸이즈, 치즈종류, 토스트여부, 빵안에 넣을 고기류와 각종 야채들, 화룡점정스텝에서 사용할 쏘스들까지 전부 세세하게 내가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해야 한다.


일단 매장에 들어가서 줄을 서 있으면 앞사람들이 아주 능수능란하게 주문을 하는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초등학교시절에 주사를 맞으려고 줄서서 기다릴때 겪었던 묵직한 긴장감이 나를 억누르기 시작한다. 결국 내 차례는 다가오게 되고 순조롭기 그지없던 트래픽은 갑자기 나와 점원간의 miscommunication으로 인해 정체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샌드위치 하나 먹으려다 졸지에 고문관이 되버린 현실에 대한 서글픔 비슷한 감정이 온다.


학부를 한국에서 마치고 미국에 대학원 공부를 하러  학생들사이에서는 SUBWAY 코스웍  마치고, 오랄퀄도 패스하고, 지도교수님까지 정해지는 시점이 오기전까지는 함부로 드나들곳이 아니라고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경고를 해주기도 한다.


아는 형님께서는 각종야채들을 하나하나 지적할 엄두가 안나서 'everything' 이라고 주문한  나중에 본인이 싫어하는 야채는 샌드위치에서 직접 손으로 하나하나  후에 드셨다고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6개의 빵종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치즈를 좋아한다면 4종류의 치즈중 하나를 선택하는 관문을 피해갈 수는 없다. 쏘스종류도 9개쯤 됐던것 같고 고수님들은 쏘스도 여러종류를 뿌려달라고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주문의 난이도가 문제라기보다 맥도날드나 버거킹처럼 이미 레시피가 짜여져 있는 메뉴려니 하고 아무생각없이 들어갔다가 갑자기 뒷통수를 맞게되니 당황을 해서 그렇다. 그리고 분위기봐서 아차싶으면 주문안하고 그냥 나오면 되는데 까짓거  영어로 어찌되겠지하고 일종의 오기를 부리다가 참사가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전준비만 철저히 하면 된다. SUBWAY에서 샌드위치를 어떻게 주문하는지 아래의 유튜브를 보고 미리 야무지게 준비하고 가보자. 아무런 hickup없이 물흐르듯 주문을 마치고 샌드위치를 손에 쥐게 되면 마치 오늘의 미션을 클리어한듯한 뿌듯함이 온다. 그리고 가격대비 이만한 음식도 미국에 별로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h3qwTXpq0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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