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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sun Yoon Aug 24. 2019

미국에서 대학생이 되는
아들과의 딜

GPA 3.9를 받으면 차를 사준다

아들이 이제 대학 첫학기를 시작하려고 오늘 기숙사에 들어간다. 요즘 미국에서 이 기간은 많은 가정들이 처음으로 자식을 떼어 놓게 되면서 울음바다가 되는 기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들이 가는 학교(Lehigh Univ.)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별로 멀지도 않은데다(차로 2시간정도) 고등학교도 기숙학교를 다녀서인지 우리 파평윤씨가문에는 울음바다따위는 없다.

아들이 입학하는 Lehigh 대학의 도서관


아침에 출근하기전에 허그를 한번 하면서 1학년 마쳤을때 GPA를 3.9 이상 받으면 차를 사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 자식이 내가 디렉터로 승진하면 자기가 학점을 3.9를 넘겨도 차를 안사줘도 되는 면제권을 주겠다고 받아친다.  


내가 아들이 인생을 열심히 살도록 하려고 인센티브를 줄려고 하니 이 녀석이 나또한 인생을 열심히 살라면서 인센티브를 꺼내놓는 발상이 참신해 보였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회사동료에게 해줬다.


그랬더니 그 동료는 한술더 떠서 만일 아들이 정말로 3.9를 넘길 조짐이 보이면 아들에게 줄려고 했던 그 차를 내 보스에게 주겠다고 하면서 승진에 대한 딜을 해보라고 한다.


세상사람들이 나빼고 다 머리가 팍팍 돌아가는 것 같다. 갑자기 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 자신감이 상실되는 느낌이다.

회사의 내 데스크에서 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중...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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