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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개 Jun 26. 2024

울지 마라 솔개야

너에게는 아직 날개가 남아 있지 않느냐

"오빠가 더 잘 살아보려다가.. 우리 아가에게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너무 미안하다!"

여자친구의 무릎에서 나는 3살 어린애처럼 울었다.


"부모님! 걱정 마세요! 다 잘되고 있습니다. 조금만 참으세요. 제가 제대로 효도하겠습니다!"

거짓말과 함께 전화를 끊고 나는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돈 좀 빌려주시면 안 됩니까? 지금 사정이 너무 급해요."

나의 자존심은 밑바닥까지 떨어져 땅에 머리를 박고 대성통곡을 했다.


솔개처럼 환골탈태를 하려 했건만 수직으로 추락했다. 아직도 나에겐 절망적인 생각이 크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지금의 나에겐 개소리였다. 누구나 이런 상황에 처하면 긍정적인 생각이 들겠냐.. 매일 아침이 무서웠다. 매일 저녁이 눈물바다였다. 아침 출근길에 나는 항상 머리가 지끈거리고 눈앞이 아른거렸다. 도저히 나의 지능으로는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러고 나서 나는 도저히 흘릴 눈물이 없고 지쳐갈 때쯤.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더 심한 상황에 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상기시켰다. 내가 이제는 안 보였던 것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한방에 성공하는 것이 진짜 드물었다. 다 실패를 겪고 배우며 성공했다. 정말 대부분의 자수성가들이 그랬다. 빚 10억 원이 넘는 사람도 있고, 눈이 안 보이고 귀도 안 들리고 말도 못 하는 사람이 박사학위를 따는 사람도 있는데 고작 1억 가지고 이렇게 죽을 수는 없었다. 나는 긍정적인 생각이 아니라 내가 처한 상황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했다. 할 수 있다. 다만 고통스럽고 힘들 뿐! 드디어 솔개의 환골탈태가 시작된 것이다.


이제 그만 울자. 나에게는 멀쩡한 사지가 있지 않냐? 다시 날아보자. 나는 오늘부터 지옥보다 더 힘든 길을 선택했다. 염라대왕님 당신의 지옥길은 제가 가고자 하는 길보다는 따듯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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