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연결되는 그 곳, 태어나서 처음 안긴 엄마의 품 같은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가장 절박한 방식으로 서로를 끌어안았다.
그 순간 세상이, 우리가 속한 차원의 세상이 멈춰버렸다.
그 순간 우리는 하나였고, 우리였으며, 우리인 채로 고유했다. 나에게 있어서 그 순간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심지어 나머지 인생 전부와도 바꿀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어버렸다.
<1차원이 되고 싶어> p.218 중에서
-우리가 무슨 관계인 것 같아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대답 없이 일어나려는 그를 잡았다. 이대로 그를 보낼 수는 없었다.
<중략>
그는 언제나처럼 측은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랑, 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죠?
나도 모르게 그의 뺨을 후려쳤다.
박상영,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중에서
사실 나는 구원의 서사를 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몸을 기댄 채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는 관계를, 그 시절 내 삶에는 주어지지 않았던 구원의 존재를 가상의 세계 속에서나마 찾아내고 싶었다.
그러나 종국에 이 소설은 실패의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 구원을 바라며 허공에 손을 뻗었던 한 인간이 결국에는 누구에게도 가닿지 못한 채 홀로 남겨지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 말이다.
<1차원이 되고 싶어>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