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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eet little kitty Nov 30. 2021

인생 수업

상실의 아픔은 사랑을 담아둘 수 있는 구멍

며칠 째 가슴이 답답하며 불안하다. 누가 나를 누르고 있는 것 같다. 평소와 같은 일상이 반복되어도 쉽게 화가 난다.


나는 왜 그런지 알고 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이맘때 그러했기 때문이다.

10월 마지막 주에는 아빠가, 3년 후 12월 둘째 주에는 엄마가 돌아가셨다. 그래서 나는 추워질 무렵이 되면 그때의 기억이 감각을 통해 되살아난다. 감각은 기억을 부르고, 기억은 감정을 소환한다.


이 세상이 하나의 학교라면, 상실과 이별은 그 학교의 주요 과목입니다. 상실과 이별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필요한 시기에 우리를 보살펴 주는 사랑하는 이들, 또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손길을 자각하기도 합니다. 상실과 이별은 우리의 가슴에 난 구멍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이끌어 내고, 그들이 주는 사랑을 담아 둘 수 있는 구멍이기도 합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데이비드 케슬러                   <인생수업> 중에서


엄마마저 돌아가셨을 때 내가 기둥처럼 붙잡고 있었던 소중한 책, 인생 수업에서 인상 깊은 대목을 꺼내 본다.


1. 상실과 이별은 인생 학교의 주요 과목이다.


2. 상실과 이별은 또 다른 사랑을 담아 둘 수 있는 구멍이다.


아프지만 상실감을 직면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구는 아직도 내 마음에 깊게 새겨져 있다. 가슴을 짓누르는 이 아픔 한가운데 3년 전 내게 힘이 되어 주었던 책을 꺼내어 다시 한번 읽어 본다.


세상 모든 것들이 미워지다가도 다시 용서된다. 그럴 수도 있지, 다 사정이 있었을 거야. 내 마음속은 수많은 씨줄과 날줄이 격자를 짜면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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