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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eet little kitty Nov 06. 2021

인테리어를 하는 마음

<인테리어를 시작하는 마음>에 인테리어 이야기가 없어 미안한 마음

 내 글 중에 <인테리어를 시작하는 마음> 에는 실제 인테리어에 관한 내용이 전혀 없다. 이건 돌아가신 엄마의 집에 들어가서 살게 된 내 마음이 착잡함을 토로한 글이었는데, 인테리어 키워드로 유입이 제법 있어 글을 클릭해 주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해서 인테리어를 하는 마음으로 시작 중인 후기를 써 보고자 한다.


 일단 우리 집은 아직 공사 중이다. 10월 마지막 주에 시작해서 12월 중순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는 철거 공사에 가깝다.

철거 전과 철거 후 샷시 시공 모습


나에게 인테리어는 생애 처음이다. 여태까지 살았던 집은 대강 가벼운 공사 정도만 하고 7년 정도 살았기 때문에 인테리어를 했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전셋집이어서 인테리어를 할 일도 없었고, 해서 이번 인테리어는 엄청난 공을 들여 기대를 하고 준비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올라서 슬프기도 했다.


 업체 선정은 처음엔 숨고 어플 통해서 견적을 받아보았는데, 평당 120만 원에서 150만 원 사이로 최소 견적을 뽑아주었고, 부내역을 상의하면 비용이 올라갈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우리 집은 입주한 지  10년, 단 한 번도 인테리어를 한 적이 없는 집이다.


내가 하고자 했던 공사는

  1. 거실, 안방 확장

  2. 시스템 에어컨 공사

  3. 주방 리모델링

  4. 거실 붙박이 책장 공사

  5. 방문 교체, 욕실 내부 교체

   6. 도배 및 도장 작업, 붙박이장 리폼


 등이다.

 처음에는 무조건 비용이 적게 들 항목으로 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결국 이렇게 되었다. 


 최종적으로 나는 소개받은 업체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게 되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인테리어와 커피 맛이 아주 일품인 카페가 있는데 어디에서 인테리어를 하셨는지 여쭈어 보았더니, 우리가 이사 갈 집 바로 앞에 사무실이 있는 업체였다. 카페와 가정집 모두 하는 곳이라고 해서 미팅을 요청했더니 실장님이 바로 달려와 주셨다.


인테리어 업체를 소개받은 우리동네 카페. 모던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 드립 커피맛이 일품이다.


처음 두 번의 미팅은 현재 우리 집 근처에서, 그 이후는 업체 사무실에서 진행했고, 자세히 여러 가지를 결정해야 했다. 벽지 색과 종류, 타일 색과 종류, 붙박이 가구의 디자인, 신발장 위치, 각종 조명 위치와 종류, 부엌과 욕실의 디자인 선택사항들..

그리고 공사에 필요한 우리 집 가구와 집기들의 사이즈, 종류 등을 기록해서 제출해야 한다.


 확장공사 건으로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대개는 관리사무소에 주민 동의서 양식이 있어 받아서 작성하고 제출하면 된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우리 구청에서는 서류에 관리사무소장 직인을 요구했는데, 법적으로 의무사항은 아니나 구청마다 달라서 우리는 직인이 필요했다. 그런데 새로 온 관리소장이 직인 찍기를 거부했다. 인테리어 실장님과 내가 아무리 부탁해도 소용이 없었다. 내용을 보면 민원을 책임지는 직인이 아니라 주민동의서가 허위문서가 아님을 확인해주는 것인데도 말이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집주인인 내가 주민 동의서를 우리 업체가 받았음을 확인한다는 서류에 사인을 해서 구청에 제출했다. 처음부터 구청에서 이렇게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한참의 실랑이 끝에 내가 구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고 나니 확인서를 주었다, 혹시 나와 같은 곤란함을 겪는 분이 있다면 참고하셨으면 좋겠다.



인테리어 공사를 계획하면서 깨달은 점 몇 가지를 공유해 보자면


1. 인테리어 공사는 수많은 결정의 연속이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를 평소에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

2. 좋아하는 스타일, 벽지 색이나 전체적인 톤 등은 사진으로 캡처해 두었다가 미팅 때 제시하면 효과적이다.

3. 처음 받아본 견적에서 공사 시작 후에도 추가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으니 내 예산보다 10% 정도는 여유 있게 첫 견적을 내는 것이 좋겠다.

4. 외관도 중요하지만 단열 공사나 터닝 도어 공사처럼(문 열리는 방향 전환 작업) 기능성 공사는 실질적으로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나는 최근까지 가족이 살았기에 어느 부분에 단열 공사가 꼭 필요할지 결정하기 쉬웠다.

 만약 이전에 살았던 집주인 혹은 세입자에게 물어볼 수만 있다면, 어느 곳이 추운지, 어느 곳이 좁아서 불편했는지 등 정보를 얻어두면 좋을 것 같다.

5. 발코니 확장공사와 보일러교체, 시스템 에어컨 설치비용은 나중에 집을 매도할 때 양도소득세 경비처리가 되는 항목이다. 현금영수증을 따로 받아두는 것이 좋다. 보통 업체에서 챙겨주기는 한다.


 공사 기간은 6주로 잡았다. 돌발상황이 아니라면 6주 정도 후에는 우리 집을 볼 수 있겠지.


 인테리어 공사는 나에게 내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연습이 될 것 같다. 이사를 자주 하지 않았지만 이사할 때마다 새로운 집을 꾸미고 기획하고 정리하는 것에 나는 늘 관심이 없었다. 직장에 다니고 아이를 키우는 나에게 그것은 그저 귀찮고 버거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제야 일을 쉬고 아이들이 조금 크고 나니 여유가 생기면서 이전의 자포자기의 관성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조금 더 저렴한 비용으로 하고 싶었지만 전반적으로 약 1년 사이에 인테리어 기본 비용이 너무 많이 올라서 어쩔 수가 없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내가 조절할 수 없는 점까지 너무 슬퍼하지 말고 내 집 꾸미기를 충분히 즐겨 보아야겠다. 공사가 완성되면 전체적인 사진도 한 번 정리해서 올려보아야겠다.


인테리어 관련 글을 검색을 통해 클릭해주신 독자분들께 죄송했습니다. 미완의 후기지만 이 글을 읽고 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시기를 바래봅니다.



에어컨 공사를 위해 천정을 뜯은 모습.  다음엔 좀 예쁜 사진을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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