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똥의 쓸모(똥부적)

행운의 부적

by 흥미진진한 독자

아이들 2학기 중간고사가 시작되었다.

작년에 비해 시험 준비 기간이 아주 살~짝 늘긴 했다. 매번 말로만 시험 준비를 하더니 올해는 그래도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시험 준비를 한다.


1학기 시험 기간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컴퓨터게임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속이 부글부글했는데 올해는 엄마 속이 평안한 거로 봐서 공부하는 시간이 늘기는 했나 보다. 16년 만에 처음 보여준 시험 기간을 시험 기간답게 보내는 청소년의 모습이다.


아이들도 이번 시험은 열심히 준비한 거 같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저번 시험보다는 확실히 많이 준비한 것 같다고 본인 스스로 느껴서인지 시험 점수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친다.


포기하면 편한데 기대하니 불안한가 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들었던 '아침에 똥차를 보면 운이 좋다.'는 말을 떠올리며 아침에 똥차를 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고 '꿩 대신 닭'이라고 앵순이 똥이라도 아침에 보고 소원을 빌어보겠다고 한다.


앵순이 똥으로 말할 것 같으면 모닝 똥은 크기와 양이 상당하다. 평소에는 손톱만 한 똥을 누지만 아침에는 자는 동안 누지 못했던 똥을 한꺼번에 배출하기 때문에 양이 많다. 하루에 한 번만 볼 수 있는 모닝 똥을 보고 행운을 빌어보려는 심산이다.


공부도 하지 않고 행운을 바라면 엄마의 훈계가 시작될 텐데 이번에는 간절함이 느껴져 함께 응원해 주었다.



시험 당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앵순이가 똥 누는 의식을 경건하게 지켜보며 심신의 안정을 얻는다. 앵순이 똥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시험에서 한 번도 100점을 받은 적 없는 둘째가 인생 처음으로 100점을 받아왔다. 그래서 이제부터 앵순이의 모닝 똥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똥부적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똥은 좋은 기운을 가진 녀석이다. 똥 싸는 꿈을 꾸면 길몽이라 여겨진다. 똥을 많이 싸면 쌀수록 돈벼락을 맞거나 사업이 번창한다고 하니 엄마는 로또 행운을 앵순이 똥부적에 빌어보아야겠다. 혹시 엄마의 소원도 들어줄지 누가 알겠는가?

keyword
이전 14화반려조 앵순이의 찌질한 허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