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보호자가 있고 동물에게는 보호색이 있다. 앵순이는 브라질 등지에서 서식하는 앵무새로 한국에서는 코뉴어 앵무새로 불린다. 학명은 초록뺨비늘무늬앵무라는 다소 자세히 묘사하는 표현을 이름으로 지니고 있다. 등은 초록색 배 부분은 노란색과 빨간색 털을 지니고 있어 파인애플 코뉴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앵순이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면 위에서 보면 초록색 날개 덕분에 나뭇잎과 비슷해 보일 것이다. 반대로 아래에서 보면 노란색과 빨간색이 알록달록해서 나무에 열린 과일같이 보일 것 같다.
앵순이 숨은그림찾기
오빠들이 자주 입는 옷 색깔과 비슷해서 숨은 그림 찾기 도 할 수 있겠다. 앵순이와 함께 숨바꼭질 놀이를 한다면 보호색으로 위장한 앵순이를 쉽게 찾을 수 없을것 같다.
보호색은 보호를 위한 색인데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낼 때도 있다. 집에 있는 베개 색과 앵순이의 날개 색이 똑같아 하마터면 그냥 누울 뻔했다. 자연에서 살 때는 위장술이 필요한데 집에서는 오히려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카멜레온처럼 옷 색깔을 바꿀 수 없으니, 사람이 유의해야한다.
그러고 보니 앵순이는 옷 걱정은 없겠다. 평생 입고 다닐 옷을 조물주가 주셨으니까. 심지어 화장도 필요 없다. 눈은 아이라인이 확실하게 그려져 있어 눈매가 또렷하며, 볼 터치도 되어있다. 아침마다 출근 전 화장하느라 바쁜 엄마 입장에서 봤을 때 부럽기도 하다. 심지어 예쁘기까지 하다. 조물주가 어떻게 이런 미적 감각을 발휘했는지 자연의 신비로움을 또 한 번 느낀다.
베개 발로 밟으면 엄마한테 혼나는데, 앵순아! 너의 발은 무게가 없으니, 베개를 밟은 게 아니고 발을 얹었다고 생각할게. 오빠들은 발 냄새도 나고 깨끗하게 안 씻어서 더럽게 느껴지는데 너의 발은 작고 연약하니 보호해 주고 싶구나. 앵순이는 보호자도 있고 보호색도 있어서 좋겠다.
우리 집은 모든 공간이 앵무새 보호구역이다! 누울 때도 다시 보고, 걸을 때도 뒤돌아본다. 앵순이가 어느 순간에 날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등에 매달려 있어도 무게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온 가족이 앵순이가 어디 있는지 실시간 정보를 공유한다. 앵순이 덕분에 사춘기 오빠들이 아직 집에서 말이 많다. 사춘기가 오면 남자애들은 과묵해진다는데, 앵순이 덕분에 이야기 소재가 많아서 좋다. 사람이 새를 키우고, 새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