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갈 때 뒤돌아 봐야 하는 이유

앵무새 안전하게 키우기

by 흥미진진한 독자

인디언들이 말을 타고 달릴 때 한 번씩 뒤를 돌아본다고 하는데 행여 내 영혼이 뒤따라 오지 못할까 봐 뒤돌아 보는 것이라고 한다. 바쁜 와중에도 본질을 놓치지 않으려는 소중한 지혜라고 생각한다.


날아다니는 동물을 키우는 집에서도 인디언처럼 한 번씩 뒤 돌아보는 물리적 자세가 꼭 필요하다. 이유는 반려동물 앵무새의 안전 때문이다.


앵무새에게 일어나는 위험한 사고 유형 중 하나는 '끼임 사고'다. 특히 문 위에 앉아 있다 바람이 불어 문이 '꽝'닫히는 바람에 연약한 뼈가 부러져 끝내 사망한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새들은 높은 곳을 좋아하는데 집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핫 플레이스는 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집 방문은 항상 열려 있으며 문이 닫히지 않게 문 고임 고무를 괴어 놓았다.


앵순이도 문 위에 올라가 세상을 발아래에 둔 것 마냥 으스대며 좌우 새 스텝을 밟으며 즐기는 모습을 많이 봤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서열이 높은 새가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는다고 한다. 앵순이는 이 집 가장 높은 곳인 문 위에 앉으면서 본인이 이 구역의 짱!이라고 생각해서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었나 보다.)


방문은 모두 열어 놓고 생활 할 수 있다고 쳐도 화장실 문만큼은 항상 열어 둘 수가 없다. 사람에게 중요한 수치심과 관련된 부분이라 양보해 줄 수가 없다.


그렇다 보니 화장실로 가는 가족들을 따라 뒤늦게 화장실 문틈 사이로 아슬아슬 위험하게 날아온다. 집사가 화장실 문을 닫으려는 찰나! 좁은 문틈 사이를 통과하느라 날개를 접었다 펼 시간이 부족해 화장실 바닥에 착지해버리기도 한다. 조금만 문을 일찍 닫아도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다른 장소는 이렇게 쫓아오지 않는데 유독 화장실을 좋아하는 건 왜일까? 앵순이가 좋아하는 물소리가 있고 목욕을 좋아하는 습관이 있어 화장실을 애착하나 보다.


앵무새를 안전하게 키워야 하는 앵집사들은 이제 화장실을 갈 일이 생기면 선예방차원에서 무조건 앵순이를 데리고 들어간다. 목욕을 할 때도, 머리를 감을 때도 심지어 대변을 누러 갈 때도 앵순이는 꼭 동반해야 하는 존재가 되었다. 앵무새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느낌상 똥 냄새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앵순이 대변 훈련할 때 '응~가!', '응~가!'를 외치며 훈련했었고 화장실에서 큰 볼일을 볼 때 집사들이 지금 '응~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응가응가' 노래를 부르며 볼일을 봤더니 서로 동질감을 느껴서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화장실을 갈 때 앵순이를 데려가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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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문고리에 앉아서 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리거나, 짹짹 소리를 내며 문을 열라는 신호를 듣게 된다. 이러니 화장실 갈 때마다 앵순이를 데리고 가지 않을 방도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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