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향여행자 Feb 18. 2020

네자매 가족 소집

동생들이 보고 싶은 밤

아이 두 명이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뒤이어 부모님과 아이 두 명이 함께 등장. 아이 넷. 혹시 자매 사이인지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우리 집과 같은 네자매 가족. 보기 드문 딸 부잣집이라서 더욱 반가운 마음이 컸다. 우리 집도 네자매라고 하니 아이들의 어머니는 신기해하셨다. 나도 소집에서 네자매를 만나게 될 줄이야. 신기했다.


내가 첫째여서인지 첫째에게 눈길이 갔다. 첫째에게 나이를 물으니 11살이라고 한다. 동생들이 말을 듣지 않아 첫째가 고생이 많다는 아이 어머니의 말에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 불현듯 떠올랐다. 막내가 태어난 후 엄마께 동생 한 명만 더 낳으면 가출할 거라고  엄포를 놓기도 한 나였다. 방학 때마다 동생들을 봐야 하는 건 늘 내몫이었다. 어딜 가든 꼭 따라다니는 동생들이 귀찮을 때가 많았다. 친구 생일 때도 어린 동생을 혼자 둘 수 없어 데리고 갔다. 나만의 방을 꿈꿀 수도 없었다. 혼자일 틈이 없었다.  


지금은 동생들이 많은 것이 정말 든든하고 좋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동생들이 모두 스무 살이 넘어서부턴 친구가 되었다. 고민을 나누며 술친구가  되기도 하고 여행 친구가 되기도 한다. 지금은 내가 제일 철이 없다. 때때로 막내가 생각 깊고 마음 넓은 언니가 되어줄 때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들이 다 같이 한 집에서 자라며 함께한 시간은 고작 8년이었다. 막내가 9살이 되던 해에 내가 스무 살이 되어 대학을 갔으니까. 10년이 채 되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뿔뿔이 흩어져 1년에 다 같이 보는 날이 다섯 손가락을 꼽을까 말까다.


어제 혼자 작은아씨들 영화를 보면서 동생들 생각이 많이 났는데 오늘 네자매를 보면서 더욱 그랬다. 오늘 소집에 네자매가 왔다는 걸 동생들 단톡 방에 이야기했다. 모두들 신기해한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더라고. 그때가 문득 그립더라고. 보고 싶다고 닭살 돋는 멘트를 날려보는 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을 웃게 하는 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