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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처럼 사이드 밴드하기!

필라테스 이야기

by 견뚜기

※ 아래 사이드 밴드하는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꿔봤다. 운동할 때 나는 웃고 있나 보다.


일산의 모임 필라테스(Moim Pilates)의 LS 원장님 수업을 오래 듣다 보니, 원장님인 즐겨 시키는 동작들을 파악하게 됐다. 하긴 몇 년째 수업을 들으면서 자주 반복되는 동작을 기억 못 하면 그게 더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중 하나가 '사이드 밴드(Side Bend)'다. 몸을 사선으로 기울여서 옆구리 힘으로 버텨서 옆구리를 단련시키는 동작이다. 영어로는 말 그대로 사이드 밴드, 옆굽힘 동작이다.


필라테스가 복근을 비롯해 코어를 중점적으로 단련하는 운동이어서 복근 운동이 많다. 헌드레드, 롤다운/롤업, 티저 등 복근의 수직 근육을 단련시키는 자세가 많다. 그리고 옆으로 움직이는 복횡근을 단련시키는 사이드 밴드가 있다.

레더배럴에서 사이드 벤드를 연습하고 있다. 양 손을 머리 뒤에 두고 시작해서 양 손 만세하며 난이도를 높히고 있다.

◇ 동작: 보통은 래더 배럴에서 연습한다.


1. 왼쪽 골반은 둥그렇게 반원 모양으로 올라온 배럴에 기댄다. 사다리 부분인 래더 밑부분에 왼발을 앞으로, 오른발을 뒤로해서 사다리 밑에서 첫 번째 부분을 양 발로 강하게 밟는다. 상체를 기울였을 때 몸이 뜰 것 같지만 막상 양 발이 래더에 딱 붙어 고정된다.


2. 이때 래더와 배럴의 거리는 골반 옆에 튀어나온 부분이 배럴 끝과 만나도록 조절한다. 보통은 전문 강사들이 알아서 친절하게 조절해 준다. 배럴과 래더의 거리를 조절해 난이도 조절도 가능하다.


3. 우선 양손을 교차해 가슴 위에 얹는다. 그리고 다리부터 머리까지 몸이 일직선이 되도록 상체를 사선으로 기울인다.


4. 손의 위치에 따라 몸이 받는 저항이 다르다. 처음에는 양손을 가슴에 얹지만, 좀 더 익숙해지면 양손을 들어 뒤통수에 댄다. 이만해도 상체가 무거워 진다. 마지막으로 양손을 만세 자세로 하늘에 뻗는다. 진짜 내 몸이 무겁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5. 상체를 왼쪽으로 기울여 옆구리를 굽힌다. 그리고 오른쪽 옆구리를 당겨 상체를 처음처럼 사선으로 세운다.


6. 손과 마찬가지로 상체의 기울기 정도, 배럴의 높이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 말은 LS원장님이 마음만 먹으면 나를 한없이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강사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나는 사이드 밴드를 좋아하지 않았다. 다른 동작들도 멈춰서 버티는 동작들이 많다. 하지만 유독 사이드 밴드가 정적인 동작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사이드 밴드가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LS 원장님은 항상 해맑게 웃으며 자꾸 강도를 높인다. 가끔은 한 대 때려주고 싶다. 하지만 후환이 두렵다. 꾹 참고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사이드 밴드를 하면서 내가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이 있다. 다른 동작들도 마찬가지지만 동작이 요구하는 타깃 근육을 제대로 쓰는 것이다. 필라테스를 배우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50년을 살아오면서 동작과는 상관없는 엉뚱한 근육에 힘을 줘 왔다. 그중 하나가 목근육이다. 상체 근육이 힘이 없으니 나도 모르게 목근육을 당겨서 힘을 내 버릇했다. 그래서 항상 목근육이 뻐근하거나 당겼다.


그래서 사이드 밴드를 할 때도 목근육의 힘은 가급적 안쓰고 옆구리 근육에 집중해서 동작을 하려고 한다. 내 몸이 힘을 쓰는 메커니즘을 교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연습을 하니 목이 한결 편해졌다. 그러나 힘이 빠지면 다시 목에 힘이 들어간다.

캐딜락에서 하는 사이드 벤드 변형 동작. 왼쪽 사진처럼 기본 자세를 취하고 오른쪽 사진처럼 왼 다리를 들고 보틴다.

옆구리 운동은 캐딜락에서도 할 수 있다. 캐딜락을 옆으로 보고 서서 매트 위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오른손을 뻗어 푸시바를 잡는다. 왼손은 머리 뒤에 댄다. 왼 다리를 옆으로 쭉 뻗어 발끝으로 바닥을 짚는다.


상체를 왼 다리와 일직선이 되도록 기울인다. 이때 무게 중심은 오른 무릎보다 살짝 더 오른쪽으로 실어 상체가 오른쪽으로 쏠리도록 한다. 여기에 왼 손은 뒤통수에 댄다. 마지막으로 쭉 뻗은 왼 다리를 골반 너비까지 든다. 이때 무게 중심이 오른쪽으로 살짝 쏠려 있어야 왼 다리 들기가 편하다.


처음에는 옆구리 힘으로 버틴다. 그러다가 동작이 숙달이 되면 옆구리로 버티는 것이 아닌 옆구리 힘으로 상체를 드는 느낌으로 동작을 하게 된다. 이는 동작을 해보면 확연히 다르다. 코어로 상체를 드는 연습은 평소 생활하면서도 코어에 힘이 들어가게 한다. 즉, 평소에도 의식적으로 코어 운동을 하는 것이다.


단순한 동작으로 시작했지만 근육의 움직임은 갈수록 심오해진다. 이것이 사이드 밴드의 매력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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