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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의귀인 Jun 29. 2016

사진가를 꿈꾸다가

사진을 꿈꾸다 / 그래 봤자, 직딩의 사진 #008

아빠가 아직도 꿈이 있다니! 놀랍네요


가족이 오랜만에 식탁에서 저녁을 먹다, 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밥알이 튀어가며 얘기를 했는데 둘째 녀석 반응이다. 물끄러미 나를 응시하는 집사람의 얼굴은 무표정 그 자체였으며, 큰 아이는 당장 회사를 그만두는 선언을 하는 줄 알고 눈물이 글썽이는 듯했다. 그 순간 가족들의 표현은 모두 제각각 이었지만 사실 속으로는 똑같이 이랬을 것이다.


아빠가 아무 생각이 없거나, 제정신이 아니거나  


The Earth / 지구상에 태어나 후회없는 삶을 살아야하지 않나?


직장 생활 15년 차. 이미 혹은 얼마 후 회사를 떠나는 친구들, 선배들처럼 나도 곧 그때가 도래할 것만 같았다. 진짜 안 해보고 죽으면 후회할 것만 같은 일. 내가 선택한 다음의 길은 '사진작가'로 살아가는 것이다. 너무 뜬금없기 때문에 '왜' 이 일을 해야만 하는지 스스로의 답이 필요했고 그에 대한 질문은 이렇다.


1. 나를 흥분시키나?

2. 나를 자유롭게 만드나?

3. 끊임없이 목마름을 느끼나?


'사진'은 이 모든 질문에 강력하게 'YES!'라고 답하고 있다. 내가 사진을 하는 완벽한 이유가 된다.

이렇게 사진가를 꿈꾸다가 2015년 말


온라인 사진전을 오픈한다.


'Hello, world!'라는 타이틀로 십여 년의 내 기록을 담은 전시회이다. 보잘것없는 아마추어 사진이지만 몇 개월을 이 사진전에 매달리면서 처음 사진으로부터 짜릿한 성취감을 맛보았다.

Beyond The Frame 첫번째 전시회 포스터

다섯 개의 테마와 126장의 사진을 전시. 사진을 선별하고 테마를 정하는데만 몇 개월이 걸렸던 것 같다. 각 테마의 타이틀, 사진의 이름 또한 오픈전까지 계속 수정과정을 거듭했다. 그중 'Silence'와 '결핍에 대하여' 테마에 올렸던 사진 몇 장을 소개한다. 사진은 사진으로 말하니 작업 노트 궁금하신 분들은 전시회 사이트에 방문하셔서 보시길. ^^


www.beyondframe.net

오리 날다
침묵의 교전
웜홀
자비의 칼날
불면증

올해, 두 번째 온라인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프로젝트 강남

 

연말 즈음에 오프라인 전시회를 하는 것이 2016년 마지막 목표다. 회사 로비에 작은 전시장이 있어서 그 장소를 활용하려고 한다. 회사일과 병행해서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대관 비용 절약은 물론 지인들과 교류도 쉽게 이루어질 것 같다.

사진을 '업'으로 한다는 것. 불가능할 정도로 현실의 벽이 높다는 것 정도는 결코 모르는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진을 해야 하는 이유가 그 어떤 것 보다 선명하다면 그 길을 그냥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사진가를 꿈꾸다가, 언젠가 여러분들에게 나를 이렇게 소개하는 날이 오겠지...


사진작가 '권장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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