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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에라 May 21. 2022

1. 기자 vs 홍보 (2) 잡 만족도

기자 그리고 홍보팀원(기자 출신으로)의 만족도를 비교했다.

시에라의 Pick ‘기자 > 홍보’


모든 홍보맨들이 기자복귀를 희망할까?


필자가 ‘홍보로 전직한다’고 친한 지인인 A사 대표에게 말했을때 답변이 기억난다. 당시 저는 ‘안정적이면서도 여유를 가지며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실제로는 기자 생활에 지쳐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전과 비교해 언론의 매체 영향력 감소도 경영상황을 비롯해 자존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결정했었다.


듣고 있던 A사 대표는 “만약 기자님이 60살 정년이 될때까지 꼬박꼬박 월급을 줄테니 매일 회사에 와서 하는 일 없이 인터넷 서핑만 하라고 해봅시다. 그리고 마지막 퇴임하는 날, 과연 만족하실까요?”

 

맞다. 기자와 홍보, 정확히는 일반 샐러리맨과는 만족도에서 확실히 차이가 있다.

기자에서 홍보로 전직하고자 할때는 직업 만족도를 분명히 고려하길 바란다. 만족도가 크게 감소하는 몇가지 사례를 참고하겠다. 물론 개인적인 상황이 많이 고려된 것이지만 타인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든다.


#사례1

1시간 선 채 훈계 듣기.

홍보팀장으로 임원 보고에 들어갔을 때다. 참고로 해당 임원은 필자가 기자로 있을때도 알고 있던 분이다. 전직 후 얼마 안 지나 결제서류를 들고 들어갔었다. 임원은 앉아 있었고 나는 옆에 서서 간단히 보고하고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보고시간은 한시간 가량 소요됐다. 앉지도 못한채 서서 1시간 가량 사실상 훈계를 들었다. 서류의 양식부터 문장 하나 하나를 연필로 동그라미, 밑줄을 그으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소위 ‘라떼’시절 서류 작성 방식에 대해 한참동안 얘기했다. 


한시간 내내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 길게 얘기들을 사안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한시간 동안 서서 들어야 했다는 것은 납득이 되질 않았다. 뒤늦게 생각들었지만 필자에서 이제 기자탈을 벗고 샐러리맨으로 탈바꿈하라는 주문이었다. 업계 용어로 ‘(기자) 물빼기’ 작업이었던 셈이다. 


기자 생활하면서 임원실에 들어가 선 자세로 얘기를 들은적은 한번도 없는 것으로 기억든다. 있다면 채 2~3분도 안 됐을 것이다. 내 직장생활동안 1시간 동안 서서 훈계를 들은건 처음이었다.

취재할 때는 더욱 그럴 일이 없다. 사장 아니라 회장과의 인터뷰도 서서 하지는 않는다. 물론 취재 과정에서 소위 ‘뻗치기(인터뷰를 위한 대기)’ 할 때는 서있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게 누구의 훈계를 듣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날 임원 훈계 이후에도 보고를 서서한 경우가 적지 않다. 아마 상사갑질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서서 보고를 하게 되면 부하 직원이라는 인식이 명확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이의’ 등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상사 입장에서는 상하관계를 분명히 하는 수단이다. 물론 최근에는 ‘스탠딩 보고’가 많이 사라졌다. 갑질 지적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1주일에도 수차례 겪어야 하는 임원 보고는 분명 타 회사 임원 취재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것이다.




#사례2


기자보다 때론 더 짜증나는 내부 소통


홍보팀은 회사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럴려면 많은 수 많은 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필자는 기자때부터 상대방에게 쉽게 다가가는 능력을 갖춰 실무팀과 소통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취재와 홍보 업무는 확연히 다르다.


일예로 몇몇 팀장들은 인간관계와 별개로 언론홍보에 매우 비협조적이었다. 충분히 홍보 아이템이지만 본인 업무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심지어 주간 사업계획 보고를 바탕으로 보도자료를 만들었을때도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말라는 ‘협박(?)’을 들은적도 있다. 왜 임원보고를 하느냐며 당장 '임원에게 들어가 직접 보도자료 배포를 취소하겠다'고 압박을 듣기도 했다. 


이런 팀장 때문에 필자는 대표에게 조심스럽게 보도자료 배포건수를 '팀 KPI(성과지표)'에 반영하자는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채택은 안됐다. 부서별로 비교하는게 적절치 않아 결국 실행은 안됐다.


홍보팀에 대한 내부 비판도 어느정도 감수해야 한다. 예를들어 특정팀의 과오에 대해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에서 과다하게 홍보팀에 기대하는 경우가 있다. 분명히 팩트가 맞고 심지어 내부 감사보고서 등의 결과로 대외에 공표됐음에도 기사를 내리지 못한다며 홍보팀을 공격하기도 한다. 물론 일부 부서장은 “우리(실무팀) 때문에 고생이 많다”고 위로를 하기도 하지만 “우리 홍보팀은 너무 못한다. 홍보팀이 바뀌어야 한다”며 대놓고 공격을 듣기도 했다.


기자도 힘들지만 만족도는 최고...특히 주니어 경우


물론 기자도 언제나 업무가 만족스럽지는 않다. 마감시간에 시달려야 하고 기사 계획 발제 스트레스가 크다. 하지만 이는 개인 노력으로 어느정도 극복이 가능하다. 게다가 외부에서 주로 활동(취재)하고 서로간의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 대인관계에서의 불만은 적다. 


다만 일부 기자들은 성격상 기자직 만족도가 매우 낮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친화력이 떨어지는 경우다. 취재원과 통화 또는 만나는 것이 힘들다면 기자로 만족도는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런 성격이라면 기자는 물론 홍보직으로도 적절치 않다.


개인적으로 기사 취재 및 발제 스트레스와 취재원 관계 문제는 시간이 해결한다. 반복되면서 기사 발제 능력도 개선되고 취재원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도 가능하다.

기자는 2~3년 주기로 출입처가 바뀐다는 것도 메리트다. 혹여나 취재원과 트러블이 생겼도 2~3년 후 출입처가 리셋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몇년 후 다시 담당하게 돼 출입처를 찾아가게 되면 대개 홍보 담당자도 과거를 잊고 반긴다. 인간사 어쩔 수 없지 않는가.


정리


기자와 홍보직을 비교하면 필자 기준으로 만족도 측면에서는 기자가 월등히 높다. 특히 기자 5~10년차가 가장 그렇다. 취재와 기사 발제가 순조롭고 취재원과의 소통능력도 어느정도 올라갈 때다. 대략 5년차까지는 이런 스킬에서 숙련이 안돼 있어 다소 힘들다. 반면 경력 15년차 가량이 되면 다소 상황이 바뀐다. 몸이 빠릿빠릿하게 움직이질 않는다. 아무래도 기사는 사건 등에 순발력이 필요하다. 또한 단순히 직원이 아니라 중간 간부에 가까워지면서 회사 상황 등 고려해야 할 게 많아진다. 신문사 차장급 이후의 만족도는 추후에 다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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