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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Feb 04. 2019

설입니다. 그래도 가족, 그리고 가족

#에세이 #가족

<그래도 가족, 그리고 가족에 대한 단상>

    '우르르 쾅쾅, 촉촉, 반짝반짝, 따순따순'
    가족을 의성어, 의태어로 표현하면 이렇지 않을까?
    최근 너무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감정 노동에 대한 나의 역치가 매우 낮아졌다.
    자연스레 짜증이 늘었는데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니 내색은 하지 않았다.
    지치고 힘든 나날의 연속.
    힘이 들지만 가족의 역할을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이란 그런 것이다. 부대끼고, 상처 주고, 소금을 뿌려대도 마음 한켠에 짠한 마음과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자리하는 것이다.
    세상살이를 하다 보면 가족은 멀리서 그리워할 때 더 좋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그리고 실제로 남보다 못한 가족들도 많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래도 가족은 가까이해야 더 좋다.
    가족은 나에게 살아갈 힘을 주며,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처럼 초코파이 같은 정을 주는 존재다.
    지치고 힘들 때 달콤한 초코파이 겉 초콜릿 껍딱처럼 가족은 용기와 힘을 주는 존재다.
    가족의 피와 살이 한몸에서 나온 것은 그만큼 우리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가족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느끼는 동질감,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내 모습을 확인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때론 나를 걱정시키고, 짜증 나게 하고, 생채기를 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족이다.
    가족은 원래 그런 것이니까.
    결국에 가서는 나의 아픔을 가장 잘 알아주는 것은 가족이다.
    이런 든든하고 튼튼한 울타리가 있으니까 우리는 사회에 나가서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는 것이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는 명확하다.
    다만 내가 의심하고 있을 뿐이다. 세상에는 돈보다 체면보다 명예보다 권력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숭고한 희생과 배려, 서로 아끼고 안타까워하는 마음, 그리고 미안함.
    배려는 미안함을 낳고, 미안함은 치유를 낳고, 치유는 희생을 낳는다.
    그래, 우리는 가족이니까. 그럴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가족이 있다.
    피를 나누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최근에 많이 느낀다.
    <어느 가족>이니 <가족의 탄생>이니 하는 영화를 보지 않아도 가족이란 것이 꼭 혈연관계로만 맺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나만해도 우리 고딩 5인방이나 대학시절 만난 이문동 4인방이나 이제 막 가족이 된 좋은 친구들을 보면 가족이나 진배없음을 느낀다.
    가족은 그런 것이니까. 서로 안타까워하고 배려하고 아끼고 사랑하고 미안해하는 그런 것. 그러면 가족인 거다.
    누가 더 주고 덜 주고 하는 세상적인 기준은 다 집어치워야 한다.
    가족은 원래 그렇게 수를 세가며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니까.
    요즘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나도 몸을 더 추슬러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직 내 안에는 용광로 같이 끓어 오르는 온기가 넘치니까 오래오래 따순 마음을 가족과 이웃에게 나눠줘야지.
    별이..아니 해가 온풍에 스치운다.
#단상 #가족 #즐거웠어모두 #나진짜간다
++베이징 가는 탑승구 앞에서 금진방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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