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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Jun 03. 2019

<예술의 향기> 갈레리아 콘티누아 '레일라 추모전'

#예술 #콘티누아 #798


<예술의 향기> 이탈리아 갈레리아 콘티누아 베이징 '레일라 추모전'


    798예술구의 3대 갤러리는 미국 페이스갤러리, 벨기에 UCCA, 이탈리아 콘티누아다.

     1990년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의 산 지미냐노의 오래된 영화관에서 마리오 크리스티아니, 로렌초 피아스키, 마우리치오 리질로 등 세 친구가 의기투합해 처음 문을 연 콘티누아는 관대함과 이타심을 정체성으로 하는 갤러리답게 이색적이고 독특한 전시를 많이 선 보인다.

    세명의 동업자 중 이탈리아 유명 햄 브랜드의 대표가 있다고 하니 탄탄한 자본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전시를 선보일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상업성을 동반해야 하는 갤러리 입장에서 이런 정체성을 이어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보는 관객 입장에서야 좋지만, 갤러리의 수익성을 고려하면 콘티누아의 이런 노력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위쪽 왼편이 갈레리아 콘티누아 설립자 3인방. 콘티누아는 세계 4곳에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출처 : 갈레리아 콘티누아]

    요즘 콘티누아에서 진행 중인 전시는 국제앰네스티 소속 작가인 레일라 알라우이(1982-2016)의 추모전인데 그는 부르키나파소 테러로 숨을 거뒀다.

     나와 동년배이자 프랑스계 모로코인인 그의 작품에는 따스한 시선이 담겨 있다. 그냥 사진을 보고 있으면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지 알 수 있달까?

짧은 생이었지만, 평생을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기 위해 여성, 아동, 노인 등 전쟁 피해자들의 사진을 찍은 레일라

    여성과 아동, 노인을 주로 피사체로 다뤘던 그는 평생이랄 것도 없는 짧은 생애를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데 헌신했다.

    추모전 격인 이번 전시는 그의 인물 사진을 초대형으로 갤러리 벽면 전체를 가득 채우게 래핑 해놨다. 어림잡아 15m 높이인데 시트지를 활용해 사진을 현상했다.

갤러리 벽면 전체에 사진을 래핑해 놨다.

    일단 누가 기획했는지 모르겠지만, 기획력이 대단하다. 과연 콘티누아 답게 혁신적이고, 창의적이다. 래핑이 된 벽면 앞에 서면 작품에 압도되는 기분이다.

    누군가 내가 죽은 뒤 이렇게 추모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콘티누아 갤러리 건물 자체도 참 멋들어진다.

    빛이 자연스레 들어오도록 돼 있는데 일층에서 3층 전시실까지 올라가다 보면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는 것이 피부로 느껴져 좋다.

갤러리 천정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구조는 자연광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어 공간 자체가 주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갤러리 벽면 반대편에 계단식 전시실이 있어 계단을 오르며 층마다 바라보는 작품의 느낌도 다르다.

    전시 마지막에 있는 벽면에는 레일라 언니의 편지가 프린트돼 있는데 뭔가 동생 잃은 언니의 심경이 전해져 먹먹하고 짠하다.

    저 세상에서는 레일라가 원하던 세상을 만났기를.

레일라 언니가 그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쓴 편지. 

#예술의향기 #꽁띠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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