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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Nov 15. 2018

<맛객> 베이징 최고 흑돼지집에 가다

#맛객



    와이프의 엄청난 요리 실력 때문에 평일과 달리 주말에 라마단을 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 주말은 간단한 요리를 먹는 게 일상입니다.

    이번주는 참다참다 미세먼지가 하도 심해 일시적 싱글남이 된 학교 후배 S군을 불러 내 베이징에서 가장 맛난 흑돼지를 내는 집을 찾아갔습니다.
    가게 규모는 매우 작은 8테이블, 단 고기의 질과 한국에서도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메뉴들이 특징인 집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제주도 흑돼지 집 컨셉을 고대로 따르고 있지만, 고기는 중국산 최고급 흑돼지를 사용하는 집이죠.
    이 집 고기가 맛난 이유는 간단합니다. 좋은 재료를 엄선하고, 엄격한 유통과 관리를 합니다. 일단 이 집은 고기를 들여오면 무조건 고기 전용 냉장고에 2주간 숙성을 시킵니다. 이 원칙은 무조건 지킨다네요. 손님이 많아 이렇게 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사장님의 고집이 느껴집니다.
    일단 고기들은 엄격한 숙성과정을 거쳐선지 때깔부터가 일반적인 고기와 다릅니다. 오늘은 통삼겹을 시켰는데 저 영롱한 분홍빛을 보세요. 하. 저는 소보다는 돼지고기를 좋아하는데 이유는 뭐 풀만 먹고 자란 게 맛 있어 봐야 얼마나 맛있겠어. 란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집의 또 하나의 매력은 고기와 함께 나오는 쌈용 부재료들입니다. 일단 명이나물, 젓갈 장, 히말라야 분홍소금, 백김치, 파채 등 고기와 즐길 수 있는 쌈 재료가 무지 많이 나옵니다. 또 사장님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와사비'. 여러분 와사비에 삼겹살 드셔 보셨죠? 연예인 이상민씨가 널리 알린 그 삼겹 먹는 법입니다. 삼겹살의 느끼한 맛을 와사바의 알싸한 맛으로 잡아주면서 풍미는 더하게 되죠. 아주 훌륭한 삼겹살 먹는 법입니다.
    이 집의 또 하나의 히트 상품은 바로 돼지껍데기. 제가 극찬을 한다는 것은 그냥 흔한 껍데기는 아니겠지요? 네. 맞습니다. 이 집 돼지껍데기는 무척 두껍습니다. 얼마나 두껍냐면 다 굽고 난 다음에 장어구이를 세우듯이 세울 수 있을 정도로 두껍죠.
    '아. 너무 느끼할 거 같은데' 생각하시겠지만, 그 식감과 쫄깃함은 진짜 하.. 뭐라 해야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건 드셔 보셔야 알 수 있습니다.
    돼지껍데기는 장이 따로 나오는데 간마늘, 청양고추, 간장 베이스 소스에 콩가루를 따로 줘서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돼지껍데기 맛을 잡았습니다. 아 탱글탱글 콜라겐 덩어리. 피부가 벌써 좋네요.
    오늘은 달랑 둘이 와서 두 메뉴만 먹고, 사이드를 명란 계란찜을 시켰습니다. 뚝배기에 끓인 계란찜 가운데 명란 두 알을 얹어 주는 데요. 상상하시는 그 맛이에요. 구수한 계란찜에 짭짤한 명란을 쓱쓱 섞어서 한술 뜨면 밥 한 공기가 곰방 사라집니다.
    반주는 통풍이 있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기린 병맥주 큰 거 한 병을 시켜 후배와 나눠 먹었습니다.
    디저트는 집에 왔더니 비글들(첫째와 둘째 아들)이 쉬야 싸고 안 씻은 손으로 만든 초코 쿠키가 있네요. 아주 달콤하고 바삭바삭하니 맛나네요. 조금 짭짤한 맛이 나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죠?
    아. 주말 내 곧통받던 설움이 한순간에 씻겨 내려가는 거 같아요. 역시 최고의 반찬은 시장이란 말이 맞나 봅니다. 여러분 의도치 않게 몇 끼 굶었을 때는 자신의 최애 맛집에 찾아가 보세요. 그럼 더 맛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기회 놓치지 말아요~
#맛객 #중국에도흑돼지있다 #미세먼지안녕~~

이 집의 돼지고기 숙성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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