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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Nov 17. 2018

<초보 댕댕이시터의 보모일기> 1화. 산책은 즐거워

#무무

안뇽 횽들 고자견 무무에요.
애는 제 절친 갑친구 베이얼(웰시코기.1년생)이야. 애교쟁이징.
궁디 하트가 매력적인 녀석.
앤 우리동네 양아치 시바견 시바스바(6개월생. 빠른5월)지. 사고뭉치 드러워 피한다.


<초보 댕댕이시터의 보모일기> 1화. 산책은 즐거워
 
    여러분 초보 댕댕이시터입니다. 오늘 드디어 제가 돌 볼 무무를 만나고 왔습니다.
    무무를 처음 만났을 때 사진과 너모 달라서 좀 흠칫했지만, 듣던대로 매우 착한 댕댕이였습니다.

    바쁜 ㅇ군을 위해 가끔 무무와 산책을 해주는 게 전부인 시터일이지만, 우리집에 극도로 개를 무서워하는 와이프가 있는지라 이 마저도 댕댕이 주인이 되길 간절히 원하는 내겐 축복같은 일이다.
    무무를 만나러 ㅇ군네 집에 찾아 갔는데 제가 동영상에서 봤던 무무는 없고, 무무네 큰 형님 같은 분이 나오셨어오. 견종은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맞긴 한데 동일 견물인지 여러 차례 확인한 끝에 무무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오늘은 ㅇ군네 집이 수리를 해야 돼서 아파트 단지 내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댕댕이들 중에 산책을 싫어하는 댕댕이는 없죠. 무무도 혼자 집에 있는 게 답답했는지 무지 즐겁게 산책을 했답니다.
    공 던지기랑 나뭇가지 던지기 놀이를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휙 던지면 다시 물어오는데 문제는 덩치가 커서 인지 너무 빨리 뛰어오다가 몸통박치기를 하면 휘청할 정도로 묵직합니다. 아무래도 애도 돼지터리견인 거 같아오.
    무무생태보고서는 제가 무무로 빙의해 무무 시점에서 사진과 함께 팩션 형식으로 쓰는 견기(犬記)입니다. 매주 1회 정도 연재할 예정입니다.
 
    1.
    안뇽 횽아. 내가 걔야. 무무. 사진과 쵸큼 달라서 놀랐지.
    일주일새 살이 좀 불어서 그러는 거니 이해해줘. 사실 요즘 어플이 조아 살도 빼주고 댕댕이 필터를 쓰면 귀여운 댕댕이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그든.
    어. 간식 사왔네. 거기 내려두고 우린 나가자. 응응 나는 간식보다 산책이 좋그든. ㅇ군이 형 오면 밖에 나간다고 후까시 엄청 넣어놔서 아침부터 기대 중이었어.
    내가 몸무게가 24kg 정도 나가지만 보이기에는 18kg 정도로 보이지 않나? 긴 말하지 말고 어서 나가자. 횽 사실 나 쉬가 마려워서 그래 일단 얼른 나갑시다.
    횽 나 사실 견공사관학교 출신이야. 그래서 횽이랑 산책할 때 횽한테서 3발자국 이상 안 떨어지고 잘 따라다녀 그리고 말도 잘 들으니까 뭐 시키고 싶은 거 있으면 시켜봐. 뭐 공을 안 가져왔다고? 그럼 그냥 저 땅에 떨어진 나뭇가지라도 던져줘.
    횽. 장난해? 너무 대충 던지면 재미가 없잖아. 오십견이 와서 그런다고? 다시 던져봐 올치. 올치.
    횽 내 견종이 리트리버인 거 알지? 리트리버는 '다시 가져 온다'는 뜻이야. 응 그니까. 어깨가 빠질 때까지 성큰옹이 권혁 어깨를 박살 냈던 거처럼 계속 던져줘 횽.
    내가 생긴 건 이렇게 시커멓게 무섭게 생겼는데 사실 겁이 많아. 그래서 동네 친구들한테 만날 괴롭힘을 당하거든. 사실 진짜 싸우면 다 이기는데 봐주는 거야. 횽 내맘 알지? 횽, 의심하는 거 같은데? 나 믿지?
    어. 저기 베이얼이 온다. 쟤는 내 단짝 친구 베이얼이야. 나랑 갑인데. 웰시코기라 겸댕겸댕해서 동네 사람들 귀염을 독차지하고 있어. 성격도 좋아서 나랑 만날 잘 놀아주거든. 베이얼은 사실 내 물셔틀이야. 이쯤 오면 목이 엄청 마른데 베이얼 쥔님이 물 줄 때 그냥 가서 마시면 돼.
    아.. 횽 저기 이 구역 미친X 시바새키 온다. 쟤는 우리보다 어린데 성질이 드러워서 만날 괴롭혀. 저 봐 저 봐. 하도 시비털고 다니니까. 쥔님이 줄도 못 풀잖아. 아. 온다 와 또 와. 그냥 눈 감고 있어야지. 베이얼 좀 도와줘. 뭐 내 코가 석자라고? 저 성격 드러운 거 고쳐 얄 텐데. 오늘은 내가 손님 와서 봐준다.
    횽, 아까 가져온 간식 좀 줘봐. 에게 이게 뭐야. 아가들 먹는 거잖아. 횽 나 간식으로 생닭다리 먹어. 담에 올 때는 치킨으로 부탁해. 치킨은 항상 옳으니까. 뭐? 벌써 간다고? 그럼 차까지 배웅해 줄게. 횽 자주 놀러 올 꺼지? 아냐 아냐. 우는 거 아냐. 그냥 서운해서 그러지. 어서 들어가. 또와. 횽.
#무무생태보고서 #상견례 #산책 #순딩이 #너모커 #24kg #몸통박치기하면날라가오 #양아치시바스바
 
    ++오. 첫만남의 날카로운 추억은 앞으로 무무와 만들 추억을 너모 기대하게 해줬어요. 일단, 덩치는 엄청 큰데 너모 순둥순둥하고, 훈련원에서 전문 교육을 받아서 인지 진짜 말을 잘 듣더라고요. 절대 위험한 행동도 안 하고, 제가 위험한 데 가도 자기가 더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커여워 죽을 뻔했습니다.
    ++동네에 친구 개들이 많았는데 무무는 약간 옛날 반에서 덩치 큰 착한 애 같이 멍뭉미를 뽑내며 다 받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무 절친 베이얼은 진짜 사교성이 뛰어나고 착하더라고요. 시바견인 시바스바가 그 구역의 양아치 같았습니다. ㅋㅋㅋ 아직 어려서 그럴거에요. 앞으로 댕댕이 스토리 기대해 주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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