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들의 뭉클한 세계

초등맘의 인생수업

by roman editor

#문득 뜨거운 눈물, 가슴 아픈 한 아이의 이야기


한 아이의 죽음을 묵도했다. 뉴스로 접한 소식에 ‘불쌍하다’는 정도의 안타까움이 생겼다. 계모의 학대로 죽은 아이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소식을 들었다. 몇 번 비슷한 뉴스를 접했던 터라 아주 먼 누군가의 슬픈 이야기 정도로만 받아들인다. 딱 그 정도의 슬픔이었다.


며칠이 지난 후 곧 그 뉴스는 잊어버렸다.


우연히 누군가로부터 그 아이의 '마지막 순간'을 듣게 됐다.

죽기 전 마지막 방학식. 그날따라 그 아이는 하굣길 학교를 두리번거리며 몇 번이고 뒤돌아봤다고 했다.

부모로부터 유일하게 떨어져 보호받을 수 있었던 곳.

마지막임을 직감해서 일까, 영원히 잊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그 모습이 연상 되자 울컥 쓰고 뜨거운 것이 안으로부터 솟구쳤다.

뭉클을 넘어선 울컥.

난 뭘 할 수 있을까. 긴 고민이 따라 다닌다.



#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부터 아이와 자주 삐걱거렸다.


습관, 태도를 제대로 잡아보자는 엄마와 갑자기 쏟아지는 잔소리에 ‘반항’하는 아이 사이에 맴도는 불편한 감정들. 야단, 잔소리가 오고 가는 와중에 아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로 아이를 설득하려고 했다.


"엄마가 이렇게 얘기하는 건 다 너를 위한 거야"

잘 먹히지 않자.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들은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자세를 바로 잡아 줄 수도, 잘못된 걸 고쳐줄 수도 없겠지."


뭐 대충 이런 맥락의 이야기를 쏟아내자........ 갑자기 아이는 울음을 터트린다.

"왜 우냐"라고 하자.."엄마 아빠가 없는 불쌍한 아이가 생각나서"란다.

아이는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의 이야기를 꺼내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울음을 터트렸다.


당황과 함께 뭉클. 그리고 미안했다. 그 뒤로 잔소리는 거뒀다. 스스로 깨닫기를 기다려줄 뿐이다.

누군가의 아픔을 가늠할 수 있는 아이, 자기감정에 충실한 아이.

더 이상 ‘섣부른 잔소리’로 상처 주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바싹바싹 메마른 나의 감정들 사이에 문득 끼어든 아이의 감수성.

무엇이 중요한 것임을 아는 이상,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내가 좀 더 자라야겠지.

결국 초등 입학은 엄마의 한 단계 성숙을 의미하는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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