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명상을 직접 하는 사람의 머릿 속과 생각, 감정 전격 공개!
'사람들이 명상을 한다'라고 하면 으레 생각하는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다.
일단 자연이 있어야 한다. 녹음이 우거진 푸른 자연에서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 정좌를 하고 앉아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손을 포개고 앉아 있으며, 눈을 감고 있다. 겉 마음뿐만 아니라, 저 사람의 마음속은 아무런 생각 없이 텅 빈 마음으로 고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사진이 전형적인 모습.. (TMI: 사진의 인물은 마음챙김(Mindfullness)을 만든 존 카밧진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명상하는 사람의 마음은 꽤나 분주하다.
내 경우 호흡명상을 하는 과정과 사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보자.
1. 자리에 앉아 자세를 바로 앉는다.
2. 타이머에 시간을 맞추고 눈을 감는다.
3. 내 호흡을 관찰한다. 들숨과 날숨에 따라 내 몸이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
4. 1~2분도 채 가기 전, 잡생각이 떠오른다. 그나저나 저녁 뭐 먹지? 그냥 시켜 먹을까? 대충 때울까? 아차차.. 잡생각이 빠졌구나.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5. 그나저나 다리는 왜 이렇게 저리지? 정좌 명상을 매번 한다고 하는데도, 맨날 다리는 저리네, 내 골반이 틀어져서 그런가? 그래 요새 앉을 때 다리를 좀 꼬고 앉기는 했어..아차차 다시 잡생각에 빠졌구나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잡념->다시 호흡->잡념-> 다시 호흡
이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마음챙김 명상을 많이 한 대가들은 어떠한 과정을 겪을까?
내가 명상 학회에서 접한 다른 명상의 대가 선생님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저도 잡생각 많이 합니다."
일반인들이 명상이 좋다는 것을 알고 처음 시작을 했다가 포기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잡생각이 많이 나게 되고, 그러면 자기가 생각했던 저 위의 존카밧진 사진의 모습처럼, 고요한 마음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에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나는 명상과 잘 맞지 않아.."
하지만 잡생각은 마음챙김 명상의 과정의 일부다. 정좌하고 앉아서 명상을 하려는 이유는, 잡념에 빠진 나를 알아차리고, 지금 이 순간으로 올 수 있는 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지금 이 순간으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한 수단인 호흡을 통해서 말이다. 인간 본연의 기본 모드 자체가 현재 순간에 집중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인간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40~50%를 방황하기 때문에 잡념이 떠오른다고해서 나를 자책하거나, 그것이 명상을 할 수 없게 되는 이유가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잡념을 통해 수행을 잘 해 볼 수 있다. 방황하는 내 정신을 지금 이 순간으로 가져오겠다는 주의와 태도를 가지고서 말이다.
쉬운 비유로 나는 명상과 운동이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을 한다.
팔굽혀 펴기를 예시로 들어 본다면, 팔 굽혀 펴기 하나를 하는 것
저녁 먹을 잡념에 빠졌다가 다시 내 호흡으로 돌아오는 것.
이것이 비슷한 과정이라고 생각을 한다.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은 팔굽혀펴기 10개를 하면 지칠 수 있다.
명상을 처음 하는 사람은 호흡에 집중하는 정좌 명상 5분에도 지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훈련을 하다 보면 어느샌가 100개를 할 수 있게 되듯이 명상도 1시간 2시간 늘려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반복된 운동 수행을 통해 체력증진과, 멋진 몸이라는 결과물이 얻어지듯이, 명상을 통해서 내 마음의 고요와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물론 팔굽혀펴기 10개 해서 몸짱이 되기 어려운 것 처럼 호흡명상 10분 했다고 평온한 마음이 얻어지지는 않는다..)
오늘 나는 15분간 방황하는 잡념에 빠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여러 번 겪었다. 3번의 호흡은 말 그대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호흡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그 순간이 고요했고, 평온했다. 그 3번의 호흡 시간 동안이나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 순간에 존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곧 타이머가 울려서 그 고요한 순간이 오래가진 못했지만... 고요하고 평온한 순간을 위해 내일도, 모레도 나는 마음챙김 명상을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