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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Mar 14. 2023

명상이 생각을 없어지게 해 줄까?

23.03.14 명상 일지. 

 아마 명상에 관심이 있어서 이 글을 누른 독자들은 현재 자기 머리가 복잡하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무는 상태가 아닐까 추측 해본다. 뭐 하나에 집중을 하기가 어렵고,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해야하려고 하다가, 어느덧 무심결에 스마트 폰을 들어서 웹상에서 재미있는 것들을 찾아 떠돌고 있는 모습. 그리고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는 나에 대한 자책.. 그 불편한 감정을 감추려 다시 스마트폰에 빠져진다. 악순환이 시작된다. 해야 할 일 들에 대한 압박감, 시간을 허비 한 것에 대한 자책감. 밀려오는 다른 스트레스에 관한 일들이 뒤섞여 머리는 복잡해진다. 머리가 지끈하게 아파오기 시작하고, 짜증이 나고 불안해진다. 


 지금 저 악순환 과정속에서 이 글을 누른 사람도 있을 테고, 본인의 고민이라고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omidarmin, 출처 Unsplash, , 표지: ©geralt, 출처 Pixabay


  사실 위의 과정들은 내가 흔히 겪은 과정이었고, 내가 명상의 세계로 들어오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 뭐 하나에 집중 하지 못하고, 스마트폰 유튜브나 다른 재미있는 영상을 주로 찾다가 내가 해야하는 일들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SNS를 보며 자기 일을 훌륭히 해내는 사람들과 비교를 하기 시작했다. (비교까지 들어가면 머리가 아플 뿐 아니라 배까지 아파온다..) 그러다가 이러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명상을 접하게 되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으로 명상을 접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복잡한 머리를 좀 비워줘, 쓰레기 통을 비우는 것처럼. 


 나도 이와 같은 동기에서 명상을 시작했고 명상을 한 지 3년이 흘러간 지금, 이렇게 단언할 수 있다. 


 명상으로는 당신 머리의 잡념들을 깨끗히 비워낼 수 가 없다.   


 나 또한 지금 몇 년이 넘게 명상을 하고 있지만, 명상 할 때마다 늘 잡생각이 났었다. 내가 만난 다른 무수한 명상을 많이 한 지도자 선생님들도, 자질구레한 잡념들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명상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것일까? 명상을 통해서 쓰레기통 처럼 내 쓸데 없는 생각들을 비우고 싶은데, 그러면 명상은 의미가 없는 것이지 않을까? 명상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고요함을 내면화 할 수 있는 걸까? 


 일반 사람들과 명상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다루는 방식은 어떻게 다른 것 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명상을하게 되면 잡생각을 대하는 개인의 태도가 점차적으로 바뀌게 된다. 


첫 번째 단계는 알아차림. 

 생각을 없애야 해! 라는 생각은 오히려 생각을 없애주지 못한다. 오히려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그 생각을 더 생생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다만 생각이 떠오르는구나 그것을 관조하는게 생각을 다루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내가 하고 있는 생각에서 벗어나 생각하고 있는 나를 알아차리는 것. 이것이 알아차림의 과정이고, 지금 흔히 강조되고 있는 메타인지다. 

 

 생각은 대개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타인과의 비교 등이 많다. 이러한 생각들은 지금 현재의 나와 마음이 단절된 상태이다. 지금 현재에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지금의 호흡으로 돌아오는 것,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돌아오는 것이 명상 수행의 기본 인 것이다. 이 과정속에서 우리는 마음근력이 향상되게 되고, 문득 일상생활에서 다른 생각들이 떠오를 지라도, 알아차림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명상을 하는 이유인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변화한다는 사실. 

 명상은 우리가 생각을 다루게 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생각은 나 가 아니며, 내가 하는 여러 잡념 중에 하나 일 뿐이다. 잡념을 관찰할 수 있게되면 그 잡념들은 변해 간다는 사실을 알게될 것이다.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고 곧 있으면 그 자리를 비집고 또 다른 생각이 들어온다. 조용히 관찰하게 되면 변해가는 것들인데, 그 생각들에 집착하고,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오늘 15분의 아침 명상에서도 여지 없이 많은 잡념이 나왔다. 그 잡념은 좀 특이하면서 재미있는 명상이었는데, 내가 명상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명상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말로 지도를 해야 하나" 라는 잡생각이 떠올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부좌를 한 다리에 감각에 통증이 밀려와서  그곳들로 생각이 머물렀다. 


 시간이 흘러 호흡으로 주의를 모으니 생각들이 사라져간다. 통증들도 다른 쪽으로 옮겨 간다

 그 생각들을 다시 알아차리고 지금 이 순간의 호흡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 했다. 


 생각을 하는 나를 알아차리는 것, 그 생각은 영원하지 않으며 변해간다는 것.

 그리고 나는 어디를 가든 그곳에 내가 있다는 것. 


 이것을 알아차리며 명상을 마무리 했다. 



당신은 비록 짧은 순간의 평온과 이완감일지라도, 명상에서나 다른 시간을 통해서 자신이 언제나 불안하지는 않다는 점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이를 지켜보면서 불안도 다른 모든 것처럼 사라지고, 그리고 다가오며 강도가 끊임없이 변해 간다는 것을 관찰하게 될 것이다. 불안감이나 무료함, 행복함 같이 일시적인 정신 상태임을 깨달을 것이다. 이로 인해 당신은 훨씬 더 넓은 시야를 견지할 수 있게 되며 압박받던 정신 상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체로서의 자신과 보다 넓은 관점에서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마음 챙김 명상과 자기 치유 下 2017, 학지사, 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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