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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Oct 14. 2023

명상할 때 사람들은 무슨 생각할까?

23.10.14 명상 일지. feat. 인터넷 매체의 생각들. 

2020년도 처음 내가 명상을 했을 때 가졌던 생각은, 명상을 하면 텅 빈 마음을 언제나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내 마음은 방황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나만 이렇게 마음이 방황하는 것인가? 명상이 이렇게 잘 되고 있는 게 맞는 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더 오래 명상을 하시는 선생님들께 물어보면 자신들도 명상을 할 때 잡생각을 한다고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명상을 하면서 잡생각을 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과정에서 명상을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깊숙이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느덧 내 삶에 명상을 적용시킨 지 3년이 지났고, 다른 사람들에게 명상을 지도하는 지도자가 된 지금에야 저 말이 어떤 뜻인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처음에는 나는 명상은 잘하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내 명상 일지를 써보며 내 마음을 적어보려고 한다. 이렇게 내 명상 일지를 적는 데에는 2가지 의의가 있다. 


첫 째, 내 명상을 할 때 떠올렸던 생각을 기록하려고 애쓰면, 내가 짧게나마 했던 명상을 온전히 기록하고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대개 명상을 매일 하는데, 기록하지 않으면, 그때 내가 느낌이 어떠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잊히기 마련이다. 훗날 나를 위해서, 기록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기억들이 빨리 흩어지기에 명상을 끝나고 했던 생각들을 빨리 기록해야 한다..) 


두 번째, 명상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오랫동안 명상을 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초심자는 벗어난 입장에서, 내가 명상을 할 때 사고과정을 공개함으로써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도움 받았으면 한다. 



23.10.14 명상일지 07:10 - 07:15 (오전 짧은 5분 명상) 

시행하려고 의도했던 것 : 호흡 관찰 명상. 


- 처음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천천히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내 호흡을 관찰했다. 몇 초간은 호흡에만 집중했다. 

- 이후 어제 인터넷 기사를 넘나들다가 봤던 자극적인 기사에 대한 생각이 떠오름.

- 그에 따라서 야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짐. 

- 호흡을 하다가 내가 야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옴.

- 야한 생각은 참으로 끊어내기가 어렵다. 그리고 인터넷 언론에 노출되는 것의 무서움을 생각함. 나는 아주 짧은 기사를 보았을 뿐인데,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불쑥 떠오른 다는 것을 알게 됨.

- 그리고 성에 관한 생각은 진화론적으로 내 머릿속에 착 달라붙어 있구나라는 것을 생각

- 야한 생각을 관찰하며 했던 생각들(언론에 노출되는 것, 진화론에 관한 생각)을 하며 역시나 이 또한 나의 생각이며, 이 순간하고 있는 호흡을 놓쳤다는 것을 인지함

- 다시 호흡으로 돌아옴

- 호흡을 하고 있으니 비로소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텅 빈 공간을 느낌.  (하지만 아주 짧은 순간)

- 이후 5분을 마치는 알람이 울렸다. 

© erik_brolin, 출처 Unsplash



표지 사진 출처: © simonesecci, Unsplash


이제 30대에 접어든 내가 나이를 운운하는 것도 웃기지만, 이전과 비교해서 시간이 더욱 빠르게 흘러감을 느낀다. 그리고 기록되어 지지 않는 하루는 어떻게 갔는 지도 모르게 내 기억에서 멀어지다가 사라진다. 


기억력의 한계가 있기에 모든 명상 과정을 기록에 담을 수 없겠지만, 명상 과정의 편린들 바라보며 내가 이 시기에 이러한 생각을 했었음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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