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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Jan 21. 2024

달을 봅시다.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만 보지 말고..

24.01.21

 호흡 집중 명상의 원칙은 매우 간단하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다. 그리고 숫자 10을 센다. 그리고 다시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다. 9를 센다. 그리고.... 0으로 돌아오면 된다. 그다음 다시 10을 세면 된다. 여기서 규칙이 있는데, 다른 잡생각이 났거나, 숫자를 까먹으면 다시 0으로 돌아와야 한다.


 여기서 명상 지도를 해보면 아예 0까지 도 못 가고 10.. 10.. 10.. 을 반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 동안 0까지 한 번도 가지 못한 것에 답답함을 토로하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너무 답답해하지 마시길.. 인간은 원래 2초에 한 번씩 다른 잡생각을 한다고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궁금증이 생기게 되는데, 어느 정도까지 잡생각을 허용하느냐 이다.


잡생각에 빠져서 아예 숫자까지 까먹었다면 그냥 다시 10으로 돌아가면 되지만, 10.. 9.. 8... 아주 잠깐 잡생각이 잠깐 났다가 사라졌다. 다시 7로 갈 것인가 10으로 갈 것인가 고민이 많이 될 것이다.


정답은?


개인적으로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숫자를 세다가 내가 잡생각에 빠지지 않고, 잡생각 하는 나를 알아차리는 것. 이것이 명상의 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잡생각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것에 중요한 방점을 둔다.


 나 또한 처음에 10.. 10.. 10... 을 반복하다가 열이 받고, 나는 왜 이렇게 정신이 방황하나 자책하는 경우도 있었다. 도리어 명상을 하고 나서 더 피곤해지고 진이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명상을 한다.. 숫자 10을 센다.. 잡생각이 난다.. 왜 잡생각이 나지?... 화가 난다.. 다시 더 열심히 해야지!..

이러한 과정의 반복을 겪었다.


 이때 나를 지도해주신 지도자 선생님께서는 지나치게 '명상을 잘하려고 하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 는 말씀을 해주셨다.


지나치게 명상을 하며 애쓰고 집착하는 것은 명상적인 태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숫자 세기에 1등 2등을 매기는 것도 아니며, 수 세기는 자신이 잡생각 하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약간 머리가 멍해졌다. 나는 무언가를 달성하지 않고 편안함을 얻으려고 하는 명상에서도 이렇게 집착하고 있었구나.. 결국 나는 달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에만 집착하고 있었다.  


 이 깨달음이 있고나서 나는 호흡 집중 명상 할 때, 다른 잡생각들이 생겨나도 그것들도 언제든지 환영한다. 그 생각들도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다시 호흡을 세어나갈 뿐이다.





 호흡 집중 명상을 시도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호흡 세는 것이 경쟁이 아니며, 알아차림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수단에 너무 집착을 해서 스트레스받고, 명상을 포기하는 일이 없으셨으면 한다.







[24.01.21 명상 일지]

<호흡 집중 명상>


1. 시행할 명상/ 명상 시행 한 때  : 호흡 집중 명상 13분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숫자 10을 센다. 그리고 다음은 9..8...3..2..1..0까지 간 다음, 다시 10으로 돌아온다. 중간에 다른 잡생각이 들었거나 숫자를 까먹었다면 다시 10으로 돌아오는 방법) / 오후 11시에 시행.


2. 명상 목적 : 스트레스 완화와 이완효과


3. 효과적으로 달성이 되었나? : 10부터 0까지 숫자를 세는 것  5회 정도 성공. 얕은 잡생각이 중간에 끼어들었음. 순수하게 10부터 0까지는 없음.


4.  명상 도중 무슨 생각이 떠올랐나?

-1) 최근에 wish영화를 보고 OST를 많이 들었는데, 계속 그 노래가 떠오름.. 계속.. 계속.. 계속.. 계속....So I make this wish~~~

-2) 오늘 있었던 일 여러 가지 들이 다 떠오름


5. 그 생각과 관련된 감정은 어떤 것인가 혹은 그에 대해서 명상이 끝난 후 코멘트 할 점은?

 1) 반복해서 들었던 것들은 이렇게 무의식에 깊게 각인되는구나 생각했다.. 정말 끊임없이 So i make this wish가 떠올랐다.

 2) 여자친구와 오늘 하루를 보냈던 많은 일들이 떠올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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