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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Jan 20. 2024

뇌한테 운동시켰다. 내 양손의 감각이 없어졌다.

24.01.20 

 어쩔 땐 내 몸인데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뇌' 마음대로 행하곤 한다. 반사적으로 버튼을 누르고 있는, 유튜브 빨간 버튼, 배달의 민족 연두색 바탕..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소파에 누워 있는 내 몸. 일어나야지, 해야지 하지만 점점 내 '뇌' 속 깊숙한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다.


 '뇌'마음대로 행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쾌감이 쌓여간다. 유튜브는 그만 보고 싶은데, 새로운 자극은 찾고 싶고, 일어날 힘이 부족하다. 나 좋을 대로 해 나가는데, 구렁텅이에 빠진다. 끝없이 많은 자극은 있는데 뇌는 공허하고 더 먹을 것을 원한다. 고전 신화에서 끊임없이 먹을 것을 추구하는 탐(貪) 괴물과도 같다. 


  이제야 비로소 정신을 차린다. 탐(貪)에 잡아 먹힐 것 같은 뇌에게 한 번씩 손을 잡아 이끌어 운동을 시켜보는 것이다. 그냥 뭘 하려고만 하지 말고 호흡만 관찰하라고, 숫자만 세어 보라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그거면 된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호흡만 셀뿐인데, 마음이 가라앉는다. 잡생각이 부풀었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어느덧 내 몸의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이 순간에만 존재한다. 





 예전 명상의 역사에 관한 글들을 읽어보면, 명상을 하다가 신체의 감각이 없어지게 되면 '신선'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것만을 추구해야 명상을 잘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정말 신선이 되고 있는 것일까?  


 현대 뇌과학에서 밝혀낸 것은, 신선이 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주의력 재배치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드러났다. 예를 들어 주의력 100중에 손에 감각 80, 호흡에 20을 쏟고 있었는데, 호흡에 99의 관찰과 주의를 기울이게 되니, 손의 감각은 0~1로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24.01.20 명상 일지] 

<호흡 집중 명상> 


1. 시행할 명상/ 명상 시행 한 때  : 호흡 집중 명상 13분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숫자 10을 센다. 그리고 다음은 9..8...3..2..1..0까지 간 다음, 다시 10으로 돌아온다. 중간에 다른 잡생각이 들었거나 숫자를 까먹었다면 다시 10으로 돌아오는 방법) / 오후 3시에 시행 


2. 명상 목적 : 스트레스 완화와 이완효과 


3. 효과적으로 달성이 되었나? : 10부터 0까지 숫자를 세는 것 10회 성공. 6회~7회까지는 곧바로 하는 것이 느껴졌으나, 그 뒤로는 여러 가지 짧은 잡생각이 왔다 갔다 하며 다시 10으로 돌아감. 


4.  명상 도중 무슨 생각이 떠올랐나? 

-1) 조금 전까지 유튜브를 보았던 것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나왔음. 

-2) 여러개 유튜브 영상을 보았던 잔상들이 슥슥 지나감. 자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음. 


5. 그 생각과 관련된 감정은 어떤 것인가 혹은 그에 대해서 명상이 끝난 후 코멘트 할 점은? 

 1) 아마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부러워서 그런 게 아닐까? 부자의 삶에 대한 동경, 궁금증, 경외심 


6. 하고 난 뒤 느껴지는 신체적 반응 

- 양쪽 손에서부터 팔꿈치까지 감각이 아예 느껴지지 않고, 가부좌를 하고 있는 양다리도 아무 느낌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손을 동그랗게 모은 상태에서 엄지만 부딪히고 있었기에 양 엄지가 닿고 있는 부분에서 박동이 느껴졌다. 뇌의 신체 감각에 대한 재배치를 통해 이렇게 감각을 무뎌지게 할 수 있구나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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