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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 Sep 05. 2024

웨일스 수도 카디프, St. 패건스 국립 역사박물관

1. St. 패건스 성(저택)

⇲ SAIN FFAGAN NATIONAL MUSEUM OF HISTORY

웨일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문화유산 중 한 곳인 이곳은 카디프 서쪽 초입, M4 고속도로와 인접해 있다. 엘리자베스 시대 저택인 '세인트 패건스 성(1등급으로 등재 : 영국에서 특별한 보호를 받을 만한 건축 및 역사적 관심사가 있는 구조물에 등급을 주고 관리함) 정원 부지에 있는 국립 역사(야외)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1946년 `원저 플리머스 백작'이 성과 부지를 국가(웨일스)에 기부하면서 설립되었다. 처음(1948년) 웨일스 민속 박물관(Welsh Folk Museum)으로  시작해 후에 St. Fagans National History Museum으로 변경되어, 웨일스 사람들은 물론 영국인들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체험하는 공간을 제공해주고, 웨일스 인들에게 고향 같은 안식처가 되어준다.

<영국의 주요 공원이나 오래된 성과 대저택을 다니다 보면 대부분 기부된 부지나 성(저택)이다. 영국인들의 노블레스 오를리주 정신과 기부문화는 한국인으로 살며 느꼈던 것과는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그동안 다녔던 성들과 가문의 영지와 대저택들, 거대한 공원을 국가나 자선단체 또는 지역사회 환원하여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켜 지역민뿐 아니라 세상과 함께 나누고 있다.

이런 숭고한 문화는 언제쯤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안착될 수 있을까?

대를 이어 세습하고, 혈족들에게 악착같이 물려주려 별의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편법에 편법을 쓰고 사는 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사람들이 사는 곳, 가까우면서 아주 먼 나라 이야기다.>


⇲ 박물관은 두 곳으로 나뉜다. 안내도 오른쪽은 야외 박물관(내부 갤러리도 있음)과 오른쪽 세인트 패건스 성(저택) 지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부유한 귀족대저택 생활상과 서민들의 삶이 명하게 엿보이는 곳이다.


왼쪽 박물관은 웨일스 민속촌이라 해도 될 것 같다. 50년 동안 웨일스 여러 지역에 있던 개인 또는 공동체 역사가 깃든 건축물(50개 이상)을 이곳으로 옮겨와 12,000평 규모의 공원 곳곳에 조화롭게 배치해 하나의 테마파크처럼 조성해 뒀다.


⇲ SAIN FFAGAN 성(저택), 성으로 들어가기 전 플라타너스 길


↓ 성(저택) 출입문, 성벽의 두께가 요새처럼 두껍다. 실제 요새화된 저택이다.

↓ 어떤 수식어나 미사여구가 필요 없다.

     수려하다. 파스텔화 같은 정원이 성을 더 특별해 보이게 한다.


폐허가된 중세성터를 15세기에 대저택으로  재건축하고, 그 후 몇 번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이곳은  성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성이라기보다 한 가문( 원저 플리머스)에서 여름별장으로 사용했던 저택 수준이다. 1차 세계대전중에는 군인들을 위한 요양병원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웨일스 대부분의 성(저택)들은 폐허로 남아있지만, 이곳은 완벽하게 잘 보존되어 있다. 성 내부 일부(1층과 주방공간)와 가든을 관람객들에게 공개하고 있어  당시 귀족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 저택 앞마당,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공간이다.

↓ 성 1층 로비(성주와 접견하기 전, 기다리는 공간)


↓ 1층 다이닝 룸, 성주인이 음악을 좋아했었는지 측음기와 하프가 놓인 다이닝 룸이 여느 성과 달리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아름다운 성과 넓은 부지의 정원을 세상에 선물해 준 성주 부부의 초상화


 ↓ 플리머스 백작의 일가족인 줄 알았는데, 이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이다.

↓ 성 서쪽 부분엔 성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숙소와, 마구간, 창고 들이 성을 반쯤 워싸고 있다.

 아래, 주방벽 상단부에 설치되어 있는 벨들은 성내부의 각 방들과 별개의 룸과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1번 방에서 누군가 벨과 연결된 줄을 흔들면 주방에 있는 1번 벨이 흔들린다. 그걸 보고  집사나 담당하는 하인이 그 방으로 달려가 시중을 들었던, 하인들을 호출하는 호출기다.

↓ 성(저택) 주방 모습, 당시에 수도는 물론, 불 앞에서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고기를 굽는 신기방기한 도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톱니바퀴가 천천히 맞물리며 도는 원리를 이용해 고기를 구웠던 도구) 촛불에 의지해 음식을 만들었던 당시에 사용한 주방이 맞나 싶을 만큼 세련되고 고급진 주방기구들을 깔끔하게 전시해 뒀다.



⇲ 세인트 패건스 정원, 이곳 정원은 웨일스에서 가강 아름다운 정원중 한 곳이며, 테마별로 정원이 구분되어 있다. 키친 가든(성에서 소비되는 모든 채소와 허브들을 기르던 정원), 장미정원, 약재정원, 호수정원 등, 세인트 패건스 성(저택)과 너무나 잘 아울리는 이곳 정원은 기품 있고 섬세하기 그지없다. 어떤 이의 손길이 이토록 섬세할 수 있을까? 당장 찾아가 한수 배워오고 싶다.

저만치 벤치에 앉아 한낮의 햇살을 받으며 꽃 속에 묻혀있는 백발의 노부부 모습에서 평화로움과 행복감이 느껴진다.



↓ 호수정원은 웨일스 역사박물관과 세인트 패건 성 사이에 길게 조성되어 있다. 호수 둘레엔 세상의 모든 수국을 다 모아 논 것처럼 수국천지다. 어쩜 이런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싶다.  수국이 화사하게 필 때쯤 이곳을 방문하면, 수국 꽃뭉치들이 호수 위에서 물속으로 미끄러지듯 빨려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요?

   아름다운 호숫가에 앉아 더위 좀 식히시고, 평온함 찾아가시길......


⇲ 세인트 패건스 국립 역사박물관 -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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