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리와 스토리텔링(1)
SERICEO <리더의 글쓰기>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논리적 글쓰기와 스토리텔링 글쓰기. (논리적 글쓰기는 백승권 선생님께서 진행하고, 스토리텔링 글쓰기는 제가 진행합니다.) 산문은 크게 스토리텔링과 논리, 이렇게 두 개의 바퀴가 이끌어갑니다. 스토리텔링이 글을 끌고 갈 때도 있고 논리가 글을 끌고 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글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스토리텔링 안에 논리가 숨어 있고, 논리가 주가되는 글에도 스토리텔링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게 스토리텔링의 요소가 강하고, 또는 논리적 요소가 강할 뿐이지요. 후륜구동, 전륜구동 모두 자동차를 끌고 앞으로 나간다는 것은 같지만 지형이나 기후에 유리하고 분리한 게 나뉘어지듯이 말입니다.
논리와 스토리텔링으로 나뉘어져 진행된 강의는 칼럼쓰기에서 만납니다. 칼럼은 스토리텔링의 요소와 논리적 요소가 결합된 글이고 또한 많은 리더들이 필요한 글의 갈래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칼럼은 메시지를 글에 담는 방법이나 스토리텔링을 글쓴이의 메시지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 등 글쓰기를 연습할 적당한 글입니다.
칼럼은 ‘논설과 수필사이'의 글입니다. 작가의 메시지가 있지만 논설문처럼 메시지만을 앞세우지 않고 유연하고 부드럽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글입니다.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는 점은 논설문과 닮았지만 ‘유연한 방법'에 해당하는 건 수필에 가깝습니다.
칼럼은 사적요소인 경험과 감상, 공적요소인 주장이 결합된 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경험을 스토리텔링 방법으로 쓰고 주장이나 주장을 뒷받침할 명언이나 인용을 덧붙이는 방식이 칼럼의 일방적인 형식입니다.
그렇다면 쓰기 과정으로 본 칼럼은 단계별로 어떻게 써 가면 될지 알아보겠습니다. 칼럼을 쓰는 과정, 즉 쓰기전, 시작, 중간, 마지막으로 나누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쓰기 전)
칼럼을 쓰기 전 나의 주장은 무엇인가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는 게 필요합니다. 자신의 주장이 뭔지 똑바로 알고 글의 목적이 거기서 벗어나지 않으려면 이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그 다음 주장에 대한 근거와 그에 맞는 예화를 찾아야합니다. 예화가 없이 근거만으로 칼럼을 쓸 수 있지만 그건 주장이 겉으로 선명하게 드러난 딱딱한 글이 되기 쉽습니다. 칼럼의 ‘수필적인 요소’가 없고 논설문에 가까운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예화가 들어가면 이야기를 하듯 글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 독자도 그만큼 쉽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화야말로 글쓴이의 경험이나 개성이 잘 드러날테니까 이석이조인 셈이죠. 유연한 방법으로 주장을 전달한다는 칼럼의 정의에 더 가까운 글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칼럼의 시작)
주장을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면 이제 글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시작은 무심하게 시작하면 됩니다. 첫문장이 중요하다느니 독자를 낚아야한다느니 같은 부담감은 버리고 편안하게 첫문장을 쓰세요. 힘을 주고 쓰면 글전체가 무거워질 수도 있고 가뜩이나 글쓰기가 어려운데 첫문장부터 막혀서 글쓰기를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첫문장(첫문단)에 대한 고민은 다시 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글을 시작하는 방법에는 사실의 진술, 문제제기나 독자에게 질문하는 형식, 어떤 장면을 보여주기, 비유하기, 비교나 대조 등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방법을 두고 고민할 필요없이 글의 처음은 ‘사실의 진술’이 무난합니다.
예> 그날은 아침7시 무렵부터 장대비가 퍼부었다. 그는 H를 광화문 교보문고 안에서 다시 만났다. ….
이런 식의 사실 진술이야말로 편안하게 글을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작은 쉽게, 첫문장을 보고 칼럼의 끝이 뭔지 짐작할 수 없어도 괜찮으니까 최대한 힘을 빼고 쉽게 시작하세요.
(칼럼의 중간)
일반적으로 칼럼은 긴 글이 아니기 때문에 몇 문장 적으면 글의 중간에 다다릅니다. 칼럼의 중간은 주장에 대한 근거가 펼쳐지는 공간입니다. 예화나 인용, 구체적 근거 등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시작 부분에서의 예화가 길어진다면 칼럼의 중간까지 이어져도 됩니다. 예화가 메시지를 드러내기에 훌륭한 내용이라면 그 스토리텔링만으로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글쓴이가 잊지 말아야할 것은 칼럼의 메시지입니다. 칼럼의 메시지가 글의 목적지라면 중간에서는 그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면 됩니다.
칼럼의 끝에서는 주장(메시지)를 확실하게 밝혀야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용이나 관용어 등을 동원해 주장(메시지)를 한번 더 짚어서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칼럼의 마지막)
칼럼의 끝에서는 주장(메시지)를 확실하게 밝혀야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용이나 관용어 등을 동원해 주장(메시지)를 한번 더 짚어서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칼럼은 미괄식 구성이 많습니다. 메시지가 글의 마지막에 붙이는 것이 유리합니다. 경험이나 감상에 해당하는 체험, 예시, 스토리에서 시작해서 주장(메시지)로 마무리하는 구성법이 자연스럽습니다. 처음부터 글쓴이의 주장(메시지)을 내세우면 독자들은 자칫 거부감을 가질 수 있거든요.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시작하다가 이야기가 무르익었을 때 살짝 주장(메시지)를 붙이는 것이 칼럼쓰기의 무난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