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의 두 얼굴, 그 안에 숨겨진 안목

아부기술, 함정인가? 전략인가?

by 김정락


누군가는 아부를 비겁한 아첨이라 하고, 누군가는 인간관계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 한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아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현실에서는 아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순간이 많다. 단순한 말재주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인간관계를 다루는 미묘한 기술일까?


아부는 단순한 개인행동이 아니라, 사회적·역사적 맥락 속에서 끊임없이 존재해왔다. 고대 왕국에서 권력자의 신임을 얻기 위해 신하들이 경쟁하던 모습, 조선 시대 사대부들이 왕에게 충성을 보이기 위해 치밀하게 말과 행동을 조율하던 모습, 심지어 현대 사회에서도 정치, 기업, 학계에서 권력과 영향력을 얻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아부가 존재한다. 시대와 방식은 달라졌지만, 아부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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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는 기본적으로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의 미묘한 역학 속에서 작동한다. 특히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집중되는데, 문제는 모든 리더가 아부를 꿰뚫어 볼 안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자신의 약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리더일수록 아첨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기꺼이 수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언제나 자신에게 아부할 어리석은 사람을 찾는다.”


대표적으로 역사의 수많은 독재자나, 엔론(Enron)과 같은 기업이 몰락한 이유 중 하나는 아부꾼들이 권력자나 리더 주변에 모여 정확한 현실과 위기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좋은 말만 전달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리더는 아부꾼들에게 둘러싸여 독립적 판단력을 상실하고, 창의성과 유연한 사고까지 둔화된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를 경직된 사고와 비효율로 몰아넣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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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아부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아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있다. 조건 없는 아첨이 아니라, 상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도구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안목’이다. 안목 있는 사람은 듣기 좋은 말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본질을 꿰뚫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할 줄 안다. 예를 들어, 옷 가게 직원이 고객에게 아무 옷이나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체형과 취향을 고려해 진정으로 어울리는 옷을 추천하는 것처럼, 진정한 안목은 아부를 넘어 신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아부의 가치는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안목에 달려 있다. 안목이 없는 아부는 눈앞의 이익만 좇으며 장기적으로 신뢰를 잃고 관계를 무너뜨린다. 반면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한 아부는 단순한 아첨이 아니라, 관계를 강화하고 더 깊은 소통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기술이 될 수 있다. 아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안목의 깊이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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