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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골퍼의 어깨, 스윙을 살리는 작은 습관

by 김정락

골프장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어깨가 안 돌아가네.” 처음엔 그냥 넘기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말이 내 얘기가 된다. 백스윙은 잘 안 올라가고, 다운스윙에선 상체가 벌떡 일어난다. 공을 잘 보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어느새 스윙은 ‘동작’이 아니라 ‘몸부림’처럼 느껴진다. 그제야 이 문제가 단순히 나이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어깨 회전이 안 되는 이유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그 중심에는 두 주인공이 있다. 바로 회전근개와 견갑골이다. 회전근개는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이라는 네 개의 작은 근육으로 구성돼 있다. 이 근육들이 어깨 관절을 안정시키고 팔이 부드럽게 회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근육들은 약해지고, 반복되는 스윙에도 쉽게 지쳐간다.


실제로 Mitchell 등(2003)의 연구에 따르면, 회전근개가 약해지면 어깨 관절의 안정성이 무너지고, 스윙 중 보상 동작이 생긴다고 한다 (Journal of Orthopaedic & Sports Physical Therapy). 결국 그 보상은 ‘상체를 들어 올리는’ 형태로 나타난다.


견갑골도 빼놓을 수 없다. 등 뒤에 넓게 자리한 이 뼈는 팔과 상체를 연결하는 중심축이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마다 견갑골은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이 움직임이 굳으면 문제가 생긴다. 백스윙이 짧아지고, 다운스윙에서도 어깨가 걸린다. 그러면 스윙이 절반밖에 완성되지 않고, 나머지는 상체를 억지로 들어 올려 채워 넣게 된다. Parikh 등(2023)은 견갑골의 움직임 장애가 회전근개 손상과 함께 골프 퍼포먼스를 떨어뜨린다고 밝혔다(The Open Orthopaedics Journal).


왜 이런 일이 생길까? 회전이 막히면, 몸은 다른 길을 찾는다. 이게 바로 ‘보상 작용’이다. 어깨가 잘 안 돌아가니 허리나 척추가 대신 움직이고, 견갑골이 굳으면 팔이 먼저 들리게 된다. 회전근개가 버티지 못하면 결국 상체를 들어 올려 공을 때리는 식이다. 겉으로는 멀쩡한 스윙처럼 보여도, 안에서는 불균형이 쌓이고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근육의 힘이 약해지고, 척추의 움직임도 줄어들면서 이런 현상이 더 쉽게 나타난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회전근개와 견갑골을 함께 단련하라.

벽을 짚고 어깨를 뒤로 젖히며 견갑골이 움직이는 감각을 익히고, 누워서 상체를 비트는 흉추 스트레치로 척추의 회전 범위를 확보한다. 밴드를 이용한 어깨 외회전·내회전 운동은 회전근개를 강화하는 기본기다. 벽 푸시업이나 팔을 앞으로 뻗는 동작은 견갑골을 지지하는 전거근을 단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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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습관들이 쌓이면, 어깨와 견갑골은 제 역할을 되찾고, 억지로 세워지던 상체는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는다. 골프에서 어깨는 단순히 힘을 쓰는 부위가 아니다. 스윙이 시작되는 출발점이자, 회전을 여는 열쇠다. 이 열쇠가 제대로 열려야 스윙은 부드럽고 길게 이어지고, 공의 궤적도 매끄러워진다. 반대로 회전이 막히면 상체가 세워지고, 스윙은 반쪽에 그치게 된다.


중년 골퍼에게 필요한 건 억지로 큰 스윙을 만들려는 욕심이 아니다. 매일 단 5분이라도, 작지만 꾸준한 습관을 실천하는 일이다. 어깨와 견갑골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가벼운 밴드 운동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다. 그 꾸준함이 결국 스코어를 바꾸고, 다시 한번 ‘스윙의 즐거움’을 되찾게 해줄 것이다.


P.S. 회전근개와 견갑골을 단련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으니,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인터넷이나 전문가의 안내를 통해 찾아 실천해 보시길 권합니다.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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