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칠 때 허리가 아픈 진짜 이유와 회복 루틴

아픈 건 허리가 아니라, 움직이지 못한 몸의 불균형이었다.

드라이버 한 번 휘두르고 나면 허리가 뻐근해진다.

어떤 날은 아이언으로도, 심지어 퍼팅 후에도 허리가 낯설게 시큰거린다.

“힘을 너무 줬나?”라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힘이 아니라 움직임의 불균형이다.

1. 허리는 ‘회전 엔진’이 아니라 ‘조율 장치’다.

골프 스윙은 단순히 몸을 돌리는 동작이 아니다.

몸통은 회전하고, 척추는 약간 옆으로 기울며, 상체는 비틀린다.

이때 허리는 중심을 잡는 조율자의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조율자가 ‘대신 일할 때’ 생긴다.

골반이 굳고, 등(흉추)이 잘 돌지 않으면, 허리가 그 부족한 회전을 메운다.

그 순간, 허리는 압박·회전·측굴의 삼중 부하를 받는다.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NCBI)에 따르면, 스윙 한 번에 허리에는 체중의 6배 이상의 압박력이 걸린다. 특히 오른손잡이 골퍼는 다운스윙에서 오른쪽 허리에 강한 비틀림과 측굴이 반복적으로 누적된다. 결국, ‘허리로 대신 돌리는 스윙’이 통증의 원인이 된다.

2. 드라이버가 특히 아픈 이유

드라이버는 길고 빠르며, 스윙 궤적이 크다. 멀리 보내겠다는 욕심이 붙는 순간, 골반이 잠기고 허리가 주도권을 잡는다. 이때 생기는 미세한 ‘측굴(side-bend)’이 통증의 씨앗이다.

《골프 사이언스 저널》 연구에 따르면, 리드 힙(앞쪽 엉덩이) 회전이 제한된 골퍼일수록 허리통증 위험이 크다. 즉, 허리의 통증은 허리의 문제라기보다 골반과 등, 그리고 엉덩이의 회전 부족에서 시작된다.

3. 나의 경험–허리통증에서 벗어나기까지

나 역시 드라이버를 치면 허리가 찌릿했고 뻐근했다. 치고 나면 아팠다. 등은 뻣뻣하고, 골반은 단단히 잠겨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스윙을 고치기보다 ‘몸’을 고치기로 했다.

첫 단계는 등의 움직임 회복이었다. 서서 상체를 숙였다가, 척추 마디마디를 하나씩 세우는 척추기립근 운동을 꾸준히 했다. 처음엔 뻐근했지만, 며칠 뒤부터 스윙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두 번째는 골반 유연성과 둔근 강화였다. 불가리안 스쿼트를 내 몸에 맞게 변형해서 했다. 한쪽 발을 뒤 벤치에 올리고, 중심을 앞발에 두고 엉덩이를 천천히 내렸다가 올렸다. 균형을 잡기 어려웠지만, 한 달쯤 지나자 허리가 아니라 ‘엉덩이’가 스윙을 이끄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러시안 트위스트를 추가했다. 매트 위에 앉아 상체를 약간 뒤로 젖히고, 복부를 중심으로 상체를 좌우로 회전하는 단순한 동작이다. 처음엔 복근만 타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허리 주변과 척추기립근까지 안정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깨달았다. 허리의 통증은, 일을 대신한 허리의 ‘신호’였다. 과 골반이 제 역할을 시작하자, 허리는 비로소 조용해졌다.

4. 실전 루틴–허리를 살리는 10분

허리통증을 막는 첫걸음은 ‘준비’다. 아래 네 가지 루틴만 실천해도, 허리가 훨씬 가벼워진다.

① 흉추 회전 스트레칭

양손을 머리 뒤에 두고 상체만 좌우로 회전한다.

골반은 움직이지 않는다. (10~15회 × 2세트)

→ 등(흉추)이 돌면, 허리는 덜 돌게 된다.

② 하프니링 힙 스트레치 (Half-Kneeling Hip Stretch)

한쪽 무릎을 바닥에, 반대쪽 다리를 90도로 세운다.

엉덩이를 천천히 앞으로 밀며 골반 앞쪽을 늘린다.

→ 골반이 풀리면, 스윙 회전이 부드럽다.

③ 브리지 (Glute Bridge)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무릎–엉덩이–어깨가 일직선이 되게 2초 유지. (15회 × 2세트)

→ 둔근이 깨어나야 허리가 쉴 수 있다.

④ 러시안 트위스트 (Russian Twist)

바닥에 앉아 상체를 약간 뒤로 젖히고, 복부 힘으로 상체를 좌우로 회전한다(좌우 10~12회 × 2세트).

→ 복횡근과 척추기립근을 함께 단련해, 허리의 안정성을 높인다.

5. 마무리–허리와 대화하라

허리가 아프다는 건, 몸이 보내는 신호다. “골반과 등이 일을 하지 않으니, 내가 대신하고 있다”라는 말이다. 이제 허리가 아니라 등과 골반이 함께 움직이는 몸을 만들어보자. 오늘부터 드라이버 연습 전 10분, 등을 열고, 골반을 풀고, 둔근과 복부를 깨우는 시간만 투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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